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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사설]진흙탕 대선 속 돋보이는 심상정 후보의 정책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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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네거티브 선거운동만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홀로 정책선거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후보가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다. 노동이 외면당하는 대선판에서 심 후보는 노동의 가치를 중심에 놓고 정치와 외교안보, 복지, 환경 등 정책 전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심 후보의 정책선거를 향한 노력은 형식과 내용에서 단연 돋보인다. 심 후보와 정의당은 네거티브 대신 정책선거를 철저히 지향하고 있다. 당의 논평은 일관되게 정책 중심이다. 이번 대선에서 각 정당의 논평 약 70%가 상대를 비방하는 내용이고, 정책에 대한 토론은 7%에 그친다는 집계에 비춰보면 정의당의 존재는 더욱 두드러진다.

심 후보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구호 삼아 주 35시간 노동 등 친노동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슈퍼우먼 방지법’, 장애등급제 폐지 등 복지 공약도 이번 대선에서 정책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 심 후보의 공약들은 시민단체들에 의해 호평받고 있다. 최근 19개 소비자단체와 경실련 등 17개 주거 관련 시민단체는 각각 대선후보 가운데 심 후보 공약에 가장 높은 평점을 줬다. 심 후보는 어제 TV토론에서도 정책 대결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토론 태도와 내용을 보여줬다.

대선 국면에서 정책선거를 실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무엇보다 평소 유권자들과의 부단한 소통을 통해 정책을 다듬어온 정당과 후보만 가능한 일이다. 유권자들에게 가장 잘 먹히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대한 유혹도 뿌리쳐야 한다.

심 후보는 지난주 TV토론에서 ‘우군’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다는 이유로 일부 당원들로부터 비판받았다. 한 정당의 대선후보가 정책과 정치지향이 다른 정당의 후보와 차별성을 부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심 후보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은 정당정치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다.

심 후보는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후보 단일화를 명분으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정당의 후보 사퇴를 강요하는 일은 없어진다. 대신 정책을 통한 정당들 간 연대는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심 후보와 정의당의 정책선거를 향한 분투를 주목한다. 아울러 그 결과가 대선 후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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