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디플레이션 위험 감소”
성장친화적 재정정책 활용 권고
성장률 전망치 한국만 0.1%p↓
유일호 “정부 예상은 넘을 수도”
한국은 수출 개선에도 내수 침체
美 금리인상 영향 재정정책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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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의 전기(모멘텀)를 확보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세계 경제에 뚜렷한 봄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수출 개선에도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경기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겪고 있다.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에 이어 IMF도 경기 회복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적극적 재정 정책을 주문하며 정부의 행보가 주목된다.
IMF의 최고위급 회의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총회를 갖고 세계경제 전망과 회원국들에 대한 제안 등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IMFC는 선언문을 통해 “세계 경제가 회복의 모멘텀을 보이면서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것) 위험이 감소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적 평가를 내 놨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정부가 예상한) 2.6%보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세계경제 회복세는 선진국과 신흥국 등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3일 ‘살아나는 글로벌 경제’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고용, 선행지수, 소비자 심리, 임금상승률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이며 ‘골디락스’(물가상승 우려 없이 성장세가 지속되는 상황)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한 동안 경착륙 우려가 컸던 중국도 수출 회복세와 함께 소비와 투자가 동반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 경제는 수년간의 양적 완화에 힘입어 실업률 하락과 소비ㆍ투자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도 고용 및 수출 개선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는 경제개혁 지속 효과, 러시아는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안정, 브라질도 정국 안정과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유독 수출이 눈에 띄게 나아지면서도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반쪽 회복세’에 머물고 있다.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2.8%)보다 낮은 2.7%로 제시했는데, 주요국 중 올해 전망치가 지난해 성장률보다 낮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는 “고용보다 설비가 중심인 반도체 및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되고 있어 고용 증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수출만으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회복의 모멘텀을 마련하긴 어려운 만큼 재정 지출 확대 등을 통해 내수를 확충하는 방안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통화정책(기준금리)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 탓에 기준금리를 계속 낮은 수준으로 잡아 두기 어렵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재정정책(정부지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세수 호황으로 재정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IMF는 이번 공동선언문을 통해 “재정정책은 유연하고 성장친화적이며 높은 품질의 투자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수출 분야에 최대한 활용하면서 한편으론 내수 활성화를 위한 투자 및 고용 확대 여건 조성과 사회안전망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이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유 부총리는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1분기 지표로 봐서는 추경 필요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 추경 편성이 가능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춘계회의에 참석해 각국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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