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송지앙구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상하이 법인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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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훙차오(紅橋)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송지앙구 과학기술단지 내 현대모비스 상하이 법인. 지난 21일 이곳에서 만난 김서홍 현대모비스 상하이 법인장은 사드 갈등으로 인한 난관을 품질 향상으로 극복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실제 2만5000평 대지 위에 자리잡은 회색 건물은 품질 향상을 위한 일련의 과정들을 한 곳에 담은 모비스 중국 사업의 ‘요충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에어백을 생산하는 ‘생산법인’ △한국에서 수출한 현대ㆍ기아차의 AS 부품 공급을 책임지는 ‘AS부품법인’ △중국 현지 환경 및 규제에 최적화된 부품을 개발하는 ‘연구소’ △부품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센터’ △중국 내 핵심 부품의 품질을 책임지는 ‘품질센터’가 한 곳에 모여 있는 중국 사업의 축소판이었다.
상하이 법인에선 이날도 에어백 품질 검증을 위해 1시간에 3회씩 무작위로 에어백을 전개시키는 시험을 진행 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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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건물 2층 생산라인에선 70여명의 직원들이 에어백 생산에 몰두하고 있었다. 운전석 에어백 4개, 동승석 에어백 4개, 사이드 에어백 4개 등 각 라인에 4개씩 총 12개 라인에서 쉴 새 없이 에어백이 생산됐다. 김서홍 법인장은 “이곳에서 쏘나타, 위에둥, 링동 등 현대차와 K2와 KX5 등 기아차에 적용될 에어백을 만든다”면서 “통상 연간 120만 개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생산라인 견학 중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생산현황 모니터였다. 모니터에 적힌 제품 불량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반면, 가동률은 99%에 육박했다. 마성호 현대모비스 상하이법인 부장은 “가동률은 정해진 시간에 제품이 얼마나 생산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면서 “가동률 99%는 상하이 내에서도 보기 드문 수치”라고 자랑했다.
교통사고 발생 시 탑승자가 머리에 입게 될 상해를 측정하기 위해 상해모비스 직원들이 센서가 장착된 장치를 운전석 모듈 위쪽의 크러쉬 패드에 부딪혀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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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라인을 지나 1층 시험센터로 내려가자, 에어백 전개시험실이 기자를 반겼다. 고막을 울리는 ‘펑’ 소리와 함께 에어백이 풍선처럼 터졌다. 김서홍 법인장은 “한 시간에 3회, 하루 평균 25회, 당일 생산된 에어백을 무작위로 뽑아 검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입구의 에어백 전개 시험실을 지나자 이번엔 ‘쿵’하는 둔탁한 충격음이 들렸다. 갑작스러운 충돌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조석에 앉은 탑승자가 머리에 입게 될 상해의 양을 측정하는 장치에서 나는 소음이었다. 기계에 달린 쇠공이 운전석 모듈 상단의 크러쉬 패드 이곳 저곳을 두드려 축적한 수치를 토대로 탑승자가 상해를 덜 입는 방향으로 크러쉬 패드 등을 개선하게 된다.
1000평 가량의 시험센터에는 1층에선 이 외에도 △내구시험실 △재료시험실 △환경시험실 △고분자분석실 △금속 분석실 등 7개의 시험실이 있었다. 상하법인 관계자는 “중국 전 현대모비스 법인에서 생산되는 에어백과 램프 등 핵심부품과 모듈 분석은 물론 현대ㆍ기아차 협력업체의 부품들도 요청 시 분석, 검증한다”고 귀띔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협력사들은 값비싼 검사장비를 구비하지 못해 제대로 된 성능 검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중국 국가 인증 위원회(CNAS, China National Accreditation Service)로부터 인증을 받은 현대모비스 시험센터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모비스는 중국 현지의 환경과 조건, 규제를 만족하는 부품을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중국 각 생산거점에 흩어져 있던 연구인력들을 상하이 연구소로 불러들였다. 기존 각 공장 소속으로 해당 공장이 생산하는 부품에 대한 연구를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것을 한 곳에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였다.
상하이 법인은 앞으로도 중국 연구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현지 생산 부품 전체에 대한 독자적 개발 역량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현지 업체에 에어백 납품을 준비해 완성차 판매 감소로 인한 회사의 위기를,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김 법인장은 “지난 2009년 남경자동차 MG3에 납품한 뒤로 8년 만에 에어백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에어백 시장은 보수적이라 자동차 업체들이 쓰던 것만 쓰기 때문에 시장 개척이 어렵지만, 현지화 상품 개발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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