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올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과 리콜 충당금,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 1분기 현대차의 예상영업이익은 1조 15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낮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4.4%에 그쳤다.
기아차는 더 심각하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1분기 영업이익은 486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3.2%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4% 선이 깨졌다. 2012년 4분기(4042억원) 이후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각 증권사에서 내놓는 예상실적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여서 실제 실적은 기대치를 더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보다 각각 10.1%, 17% 급감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현대차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것으로 봤다.
현대·기아차의 실적부진은 우선 판매량 감소에서 기인한다. 현대차의 올 1분기 판매량은 108만 99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고, 기아차는 6.5% 줄었다. 기아차는 수익성이 좋은 국내 판매가 4.9% 줄었다.
특히 사드 배치의 영향으로 중국 판매가 크게 줄었다. 현대차는 1분기 중국 공장 출고가 지난해에 비해 약 14% 감소했고, 기아차는 45% 급감했다. 지분법에 따른 평가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국내외 세타 2.0 엔진리콜로 인한 충당금 반영도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최대 2000억~2500억원 수준의 충당금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 기조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도 부정적이다.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52.6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07.0원보다 54.4원이나 떨어졌다. 수출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에게 달러 약세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계열사가 수직계열화돼 있고, 지분구조도 얽혀있어 전방 산업이 부진할 경우 대부분의 계열사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가 떨어지는 것도 장기적으로 신흥국 판매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반기 사드 문제 해결과 소형 SUV와 프리미엄 모델 출시 등 신차효과가 얼마나 판매를 끌어올리지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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