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006120)은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AFSTYLA)’가 호주 식약처(TGA)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이로써 앱스틸라는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한 바이오 신약으로는 최초로 미국, 캐나다, 유럽에 이어 호주까지 진출하게 됐다.
앱스틸라 사진. 앱스틸라는 ‘Affinity Style Long Acting’의 축약어로 생체 내에서의 결합력이 높아 안정적이고 약효가 장기간 지속되는 혈우병 치료제란 뜻을 담고 있다. / SK케미칼 제공 |
SK케미칼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A형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를 2009년 CSL에 기술 수출했다. 이후 앱스틸라는 CSL에서 생산과 글로벌 임상시험, 허가 신청을 진행해왔다.
앱스틸라는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아 국내 바이오 신약 중 최초로 미국 내 판매에 돌입했다. 이어 같은해 12월 캐나다에서, 올해 1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또 스위스, 일본 등에서 허가 심사 단계에 있다.
A형 혈우병 치료제인 앱스틸라는 SK케미칼이 세계에서 최초로 연구개발(R&D)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single-chain product)’를 가진 혈액응고 제8인자다. 기존 혈우병 치료제는 분리된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였지만, 앱스틸라는 두 단백질을 하나로 완전히 결합시켜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주 2회 복용으로도 지속적인 출혈 관리 효과를 볼 수 있다.
A형 혈우병은 혈액응고 제8인자의 결함 혹은 결핍으로 발병되는 선천적 출혈성 장애 질환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남성이다. A형 혈우병 환자들은 주로 근육, 관절, 내부 장기에서 출혈이 발생하거나 지속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관리센터(CDC)에 따르면 남성 약 6000명 중 1명이 선천적으로 혈우병을 갖고 태어난다.
CSL은 앱스틸라가 전 세계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서 혁신적인 치료제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은 글로벌 판매에 따른 로열티(경상 기술료)와 마일스톤(개발 단계별 기술료)을 기대하고 있다.
CSL R&D 총괄 관리자인 앤드류 커버슨(Andrew Cuthbertson) 박사는 “앱스틸라의 호주 시판 허가를 통해 환자들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치료 대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또 가빈 핑클스타인(Gavin Finkelstein) 호주 혈우재단 대표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승인 받은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세계혈우병재단이 2015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선 연간 1억4600만IU(International Unit)의 제8인자 결핍 A형 혈우병 치료제가 처방되고 있다. 이중 95%가 앱스틸라와 같은 유전자재조합 제품이다. 유전자재조합 제8인자 혈우병 치료제의 경우 현재 10IU당 평균 3~6호주달러(AUD)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연 약 8조2000억원(72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관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약 17% 증가한 9조5000억원(83억2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백신, 혈액제 등 바이오 사업에 대한 오랜 투자를 통해 일궈낸 성과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국내를 넘어 세계 인류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효 기자(zenit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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