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골프’ 빠진 해치백시장, 부활 시동 'i30' vs 출격 준비 '클리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폴크스바겐의 ‘골프’가 지난해 8월 인증서류 위조 혐의로 판매 중단된 이후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형태) 시장에서 오랜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준중형 해치백 ‘i30’를 새로 단장하고 ‘무주공산(無主空山)’이나 다름없는 해치백시장 공략에 다시 나선 가운데 르노삼성이 르노의 베스트셀링카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이르면 6월 내놓는다. 클리오는 지난 26년간 전세계에서 1300만대 이상 팔렸다.

조선비즈

현대차의 준중형 해치백 모델 i30/현대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대차, 2017년형 i30 출시 이어 젊은 여성층 겨냥한 ‘아이유인나’ 마케팅 시동

현대차는 골프가 국내 시장에서 퇴장한 뒤 맞은 올해를 i30를 되살릴 수 있는 적기(適期)로 보고 있다. i30는 2007년 출시 후 3년간 6만6000여대 판매되며 국내에 ‘해치백 돌풍’을 일으키는듯 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해에는 고작 2263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월 평균 판매량이 200대에도 못미치는 극심한 판매 부진에 빠졌다.

i30의 판매 부진을 두고 해치백을 외면하는 국내시장의 특성을 핑계로 대기도 어려웠다. i30에 비해 약 1000만원 비싼 폴크스바겐의 골프가 오히려 i30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4년 골프는 7238대 판매돼 6644대인 i30를 앞섰고, 2015년에는 3262대에 그친 i30의 약 3배인 9501대가 판매됐다.

다행히 올해 들어 i30는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월 판매량은 84대에 불과했지만 2월 410대에 이어 3월 620대로 눈에 띄게 늘었다. 현대차가 지난 20일 2017년형 i30을 출시하기에 앞서 2016년형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벌인 게 주된 요인이었다. 지난 2월 독일 국제포럼디자인이 주관하는 ‘2017 iF 디자인상’을 받은데 이어 독일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빌트의 유럽 준중형 해치백 비교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해외시장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은 것도 한몫했다.

2017년형 i30은 트림의 수를 단순화하고 기본 적용하는 안전·편의사양의 수를 늘린 게 특징이다. 가솔린 1.4 터보 모델의 경우 기존 4종류로 구성됐던 트림을 스타일과 프리미엄 등 2종류로 줄였다. 기본 모델인 스타일은 가격대를 1800만원대로 정했고 상위 모델인 프리미엄에는 8인치 내비게이션과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을 기본사양으로 포함했다.

가솔린 1.6 터보 모델은 단일 트림인 스포츠 프리미엄만 운영하면서 8인치 내비게이션과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열선 스티어링휠, 조향 연동 후방카메라 등을 기본 적용했다. 디젤 1.6모델도 스마트와 프리미엄 2종류로 줄였고 상위 모델인 프리미엄의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125만원 인하했다.

조선비즈

현대차는 이달부터 가수 아이유와 탤런트 유인나를 내세운 새로운 i30 광고를 시작했다./현대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3세대 i30 출시 당시 선정성 논란으로 중단했던 TV 광고도 최근 콘셉트를 바꿔 재개했다. 이번에는 가수 아이유와 탤런트 유인나를 모델로 기용해 이들이 i30를 타고 도심 속 명소를 찾는 스토리로 제작됐다.

현대차는 이번 광고의 모토를 ‘i30 디스커버리즈: 아이유인나와 i30가 찾아가는 도심 속 핫플레이스’로 정하고 장소별 시리즈 광고를 제작해 방영할 계획이다. 해치백 모델의 주요 소비층 가운데 하나인 젊은 여성 운전자들을 겨냥해 이들이 관심을 갖는 도심 속 명소를 연계한 장기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잇따른 국제무대에서의 수상으로 3세대 i30에 관심을 갖는 국내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아이유인나 광고를 포함한 마케팅과 2017년형 i30에 대한 판촉 활동을 공격적으로 진행해 상반기 판매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2007년 이후 국내 i30 판매량 추이/현대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7년 전통’ 클리오도 하반기 출격…해치백 시장 커지는 ‘윈윈’ 효과 기대감도

르노삼성은 소형 해치백 모델인 클리오의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클리오는 26년간 전세계에서 1300만대 이상 팔린 히트상품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세단 SM6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로 톡톡히 누렸던 신차 출시 효과를 올해는 클리오로 이어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클리오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이 끝난 모델인 데다 소형 해치백이라는 희소성도 있어 올해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조선비즈

르노삼성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르노삼성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90년 첫 출시된 클리오는 이듬해인 1991년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1998년 2세대, 2005년 3세대 모델이 각각 출시된 데 이어 2012년 4세대 모델이 나왔다. 이르면 오는 6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될 클리오는 4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에 해당된다. 클리오는 1세대 모델 출시 후 26년 동안 11차례 유럽 연간 동급 판매량 1위, 19차례 프랑스 연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유럽 올해의 차를 두 차례 석권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 모터쇼’에서 클리오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7000여대의 물량을 확보한 뒤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리오의 출시로 해치백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차종의 차급이 달라 국내 해치백 시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준중형 모델인 i30와 소형 모델인 클리오는 사양과 가격대가 달라 직접적으로 경쟁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다양한 모델의 출시로 실용성이 큰 해치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해 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