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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잠깐만요!] 간부들 비위로 얼룩진 경기북부경찰청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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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권상은 기자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지난 25일로 개청 1년을 맞았다. 대북(對北) 접경 지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고, 인구 급증에 따른 치안 수요에 대응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분리 독립했다. 지방경찰청을 의정부에 두고 산하 12개 경찰서가 10개 시·군에 배치돼 있다. 관할 인구(330만여 명)는 서울·경기남부·부산·경남지방경찰청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째로 많다.

그러나 경기북부경찰청은 아직 지방경찰청다운 체제와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예산 확보나 조직 정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서둘러 개청했기 때문이다. 인력을 미처 확보하지 못하는 바람에 다른 지방경찰청보다 정원이 적거나 아예 편제가 없는 부서도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의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608명(전국 평균 451명)이다. 남양주시의 경우 인구가 66만명을 넘어섰는데, 현재 경찰서는 하나뿐이고 2020년에야 하나 더 신설(남양주북부경찰서)할 예정이다.

조직 내부의 부끄러운 환부(患部)도 드러났다. 지난 한 해 동안 경기북부경찰청 직원들의 기강 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간부들의 비위(非違)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과장(총경)이 부하 직원에게 개인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해 징계를 받았고, 부정 승진 청탁 의혹이 제기된 총경이 사표를 내는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경무관이 2012년 서울 지역 경찰서장 시절 관할 대학병원에서 수백만원짜리 VIP 건강검진을 무료로 받은 사실이 적발돼 징계에 회부됐다. 얼마 전 6000여 명이 응시한 순경 공채 필기시험에선 답안지 배송이 잘못되고, 시험 시간이 40분 지연되는 등 혼선과 부실이 드러나 망신을 샀다. 경찰청은 22일 감찰 조사에 나섰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문제가 됐던 여경 필기 시험을 내달 29일 다시 치를 예정이다.

경찰은 민생 현장에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한다.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대우받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간부들이 인사(人事)나 승진, 사리사욕에 관심을 쏟으면 조직의 결속력이 흐트러지고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북부경찰청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각오로 독립 지방경찰청에 걸맞은 위상을 새롭게 세워야 주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의정부=권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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