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홍콩판 철의 여인' 캐리람 '우산혁명' 강경진압 주인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난한 홍콩 노동자 집안 넷째딸에서 엘리트 관료, 홍콩 행정수반까지

베이징=CBS노컷뉴스 김중호 특파원

26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당선한 캐리 람(林鄭月娥·59·여) 전 정무사 사장(총리격)은 가난한 중국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엘리트 관료를 거쳐 홍콩의 첫번째 여성 수반에 오르는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람 당선인은 1957년 홍콩 완차이에서 중국 저장(浙江)성 출신 노동자 가정의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람 당선인은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자신의 방은 물론 변변한 책상조차 없었지만 학업에서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으며 명문 홍콩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고, 저소득층 지원과 좌파 학생 퇴학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회 시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1980년 홍콩 행정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람은 이후 행정청의 예산·재무·사회복지부 등 요직을 거쳤으며 2007년 7월 도널드 창 행정부에서 개발국장으로, 렁춘잉 체제에서는 2인자인 정무사장을 역임했다.

2011년 뉴테리토리(新界) 지역에 횡행하던 불법적 주택건축을 단속해 시민의 호응을 얻은 반면 렁춘잉 체제에서 벌어진 우산혁명을 시위대 천 여명을 체포하는 강경진압으로 제압하면서 중국 정부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자신이 주도한 행정장관 선거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014년 9월 말 완전한 직선제를 요구하며 도심 점거 시위에 나서자 공개 협상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강경진압으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며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홍콩에서는 5대 홍콩 행정장관 선거 시작 전부터 중국 정부가 람 당선인을 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번 선거 출마가 유력시되던 렁춘잉 행정장관이 돌연 출마를 포기한 것도 람 당선인을 위한 중국 정부의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여론 지지도가 낮은 람 당선인이 자신의 친중 강경 노선을 밀어붙이게 될 경우 홍콩 시민들과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람 당선인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수 과정에서 만난 남편 시우포 람과 사이에 영국 국적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