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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내주 증시 체크 포인트] 美·유럽 경기지표 발표…원화값·코스피 강세 이어질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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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원화값과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3월 흐름이 이달 마지막 주에도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가지수가 향후 추가 상승을 위한 준비기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가지수는 2130에서 2180선으로 다소 횡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숨고르기는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한국 시장의 상승이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이달 해외에선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큰 글로벌 이슈가 없는 데다 국내 시장에서 정보기술(IT) 업종 위주 상승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이 글로벌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과 국내 수출 턴어라운드, 중장기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4월 이후에도 강세장을 예상하는 긍정적 시각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국내 자본 시장을 휘어잡는 이슈는 단연 환율이다. 원화값은 최근 5개월래 최고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금리인상 발표 후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30원 가까이 상승하며 112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시장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통상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원화는 달러화 대비 상대적 약세로 돌아서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같은 신흥국에 머물던 자금은 다시 미국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양새다.

이번엔 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굳어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신흥국 통화와 같은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진 것으로 분석한다.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원화 강세를 이끌고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다시 원화 강세로 이어지는 구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달러화 약세 현상은 미국 금리인상보다는 신흥국의 경기 회복에 베팅하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원화값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과 같은 나라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중국은 환율을 통제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별다른 대책을 세우기 어려워 원화 가치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값 상승으로 외국인은 국내 주식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어 주식시장에선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종목을 지난 21일까지 5조5000억원이나 순매수 중이다. 원화값 상승에 따른 환차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원화 강세가 주요 기업의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종목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와 같은 주요 부품 수출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 추정치는 애초 51조3000억원에서 최근 49조90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작년 4분기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대신증권의 한 연구원은 "작년 4분기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직전 분기 대비 약 3000억원의 긍정적 환율 영향이 발생했는데 올해는 반대로 마이너스 요인이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작년 2분기와 3분기 연달아 원화값이 상승해 손실이 각각 3000억원, 7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원화 강세로 인한 부품사들의 매출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이익률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부품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가 원화 강세로 인한 악영향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다음주 주요 일정에선 삼성전자의 갤럭시 S8의 미국, 영국 공개가 최대의 관심사다. 반도체 사업에 비해 상대적 부진에 빠져 있던 휴대폰 사업의 전망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 시총 비중은 이미 20%를 넘긴 상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시 시기를 미루면서 갤럭시의 안전도를 높였기 때문에 이번 S8의 연간 판매량은 6000만대로 성공작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출시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확대가 올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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