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3월 22일(18: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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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이 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이후 급격히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FI 측은 실적 악화의 원인이 불투명한 경영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감사 선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신규 감사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지분 10%를 보유한 '서래조합 1호'가 최근 이재욱 산아법무법인 변호사를 신규 감사로 선임하는 주주제안을 사측에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서래조합 1호는 현재 이 회장의 친인척이 감사위원을 맡고 있어 기업 경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규 감사 선임을 요청한 이유는 최근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3년 22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2015년 174억원까지 늘었으나 지난해 60억원대로 줄었다. 같은 기간 흑자로 돌아서며 180억원까지 오른 순이익도 지난해에는 감소했다. 2013년 11월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출신의 김정식 대표를 영입하면서 크게 개선됐던 실적이 이 회장 복귀 첫 해 다시 줄어든 것이다.
FI 측 관계자는 "규모가 비슷한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150억~2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을 보면 단순히 업황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오너리스크'가 발생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적이 나빠진 것은 조종사 수급 문제가 불거진 영향이 컸을 뿐, 인사 조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항공기 수가 17대로 늘었지만, 그에 맞는 조종사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설명이다.
서래조합 1호와 뜻을 함께하는 FI로는 나라KIC, 나라삼양감속기 등이 있다. 이들의 지분율은 16% 정도다. 이에 맞서는 이 회장 일가는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인터내셔널 등을 통해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 차이는 있지만 감사 선임 시에는 대주주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돼 있어 표 대결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측은 주총 전까지 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실적 악화로 연내 기업공개(IPO)가 불투명해지면서 100만주 이상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앞서 소액 주주들은 저비용항공(LCC) 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데다, 추후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이란 기대에 장외에서 주당 1만5000~2만원 선에서 지분을 매입했다. 지난해 말부터 하락한 이스타항공의 장외 주식 가격은 현재 8200원 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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