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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김종천 우노앤컴퍼니 대표 "경영권 분쟁? 日기업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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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연대 2대주주와 함께 경영참여 요구

"가발사업 잘 이끌 경영자라면 언제든 환영"

300억 넘는 유보금은 우노앤컴퍼니 성장 위한 종잣돈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일본 거대 화학업체인 가네카(Kaneka)와 덴카(Denka)가 양분하던 세계 가발 원사시장에 뛰어들어 20년 동안 직접 가보지 않은 가발 공장이 없습니다. 가네카와 특허 분쟁에서 결국 패소했지만 미국시장에선 오히려 우노앤컴퍼니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갔습니다. 가네카와 특허를 다툴 정도로 기술력 좋은 원사 업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김종천 우노앤컴퍼니 대표는 22일 이데일리와 만나 “가발 원사사업을 더 잘할 수 있는 인재가 나타난다면 경영권을 내놓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우노앤컴퍼니(114630)는 경영권을 두고 분쟁 아닌 분쟁을 겪고 있다. 우노앤컴퍼니 소액주주연대는 사내이사와 감사 1인 선임 등 경영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5~10% 수준의 주식 배당과 5% 유상감자도 제안했다.

주주측에서 제안한 유진구 사내이사 후보자는 우노앤컴퍼니 2대주주인 김승호 씨의 지분공시 대리인이다. 김 씨는 지난 2013년부터 우노앤컴퍼니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집해 지분 12.57%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측과 지분율이 약 3%포인트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노앤컴퍼니측은 소액주주 운동을 명분으로 2대주주와 소액주주 일부가 협력해 경영에 참여하고 궁극적으로는 이사회를 장악하고자 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과정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인사나 2대주주가 가발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함께 경영할 수 있다”며 “하지만 20년 가까이 키워낸 우노앤컴퍼니의 유보금만을 노리는 것이라면 일반주주와 직원이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발로 뛰고 직접 확인하고 투자했기에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에 원사 공장을 지을 때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한 덕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피터마리츠버그에 세운 공장은 지난 2013년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지 2년도 채 안돼 손익분기점(BEP)을 넘었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 덕분에 사내 유보금은 쌓여 갔고 지난해 기준으로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그는 “유보금은 우노앤컴퍼니가 크게 도약하는 데 쓰일 종잣돈”이라며 “능력 있는 경영자가 나타나서 직원과 주주가 모두 행복한 기업을 만드는 데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800억원에 최대주주측 지분율이 15%에 불과한 중소기업에 대규모 유보금은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김 대표는 “세계 최고의 가발 원사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직원들과 함께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며 “우리가 주춤하면 일본 업체만 웃는다”고 토로했다. 또 “공격하는 측에서 가네카와 특허소송으로 1000만달러를 지출한 것에 대해 문제를 삼는다”며 “미국 가발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고 이길 자신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에선 졌지만 얻은 것도 많다”며 “분쟁 기간에 신제품을 개발했고 인지도도 높아지면서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소액주주측 주장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방안은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다. 그는 “우리를 믿고 투자해준 주주를 위한 방법도 고민 중”이라며 “고배당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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