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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증시 박스권 돌파 기대에 '주식 신용·대차거래'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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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융자 잔액 3400억원 늘어 NH 증가세 가팔라, 키움 등 대형사 100~500억원 늘어, 기관 공매도 대차 잔액 무려 44% 증가, "개인 뒷북투자 손실 우려"]

머니투데이

최근 국내 증시의 박스권 돌파 기대감에 개인투자자의 주식 신용거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기관투자가의 공매도용 대차거래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주가 하락 시 개인투자자들의 뒷북투자에 따른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주식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7조1127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 6조7738억원에 비해 3389억원(5.0%) 늘었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업체별로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잔액 증가가 두드러졌다"며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점유율 규모가 큰 대형사들의 잔액이 일제히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기간 NH투자증권은 잔액이 5470억원 규모로 457억원(9.1%) 가까이 늘어 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다. 잔액(1조4850억원)이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는 1046억원(7.6%) 늘어 증가율이 뒤를 이었다. 키움, 삼성, 한국, KB 등 대형사들도 대부분 3개월도 채 안돼 100~300억원 이상 늘었다. 신용융자거래는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신용거래 증가는 글로벌 경기와 최근 국내 탄핵 정국,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국내 증시의 박스권 돌파 기대감이 높아진 게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상승세를 타자 여유자금이 없는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올 상반기 코스피가 박스권(1900~2100대)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2012년 4월 사상 최고점인 2231.47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에선 공매도용 대차거래도 늘고 있다. 지난 17일 대차거래 잔액은 67조2220억원으로 올 들어 무려 20조5384억원(44%) 증가했다. 대차거래는 기관투자가들이 공매도 목적으로 다른 기관투자가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고 주식을 빌리는 거래다.

국내의 경우 무차입 공매도가 불가능하고 대차거래를 통한 공매도만 가능해 대차거래는 통상 공매도 선행지표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예상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매입해 갚아 차익을 내는 투자기법이다. 주식시장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들이 느는 반면 기관투자가의 공매도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뒷북투자로 고스란히 주가 하락 손실을 떠 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증권사들이 단기적인 주식시장 상승세를 등에 업고 수익성 개선에 급급해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 확대와 대차거래에 열을 올려 개인들의 손실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 거래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업계 전문가는 "대부분 기관투자가의 경우 종합적인 대내외 변수를 기반으로 업종별, 규모별 특성에 맞는 주식 매매한다"며 "반면 개인의 경우 분위기에 휩쓸려 회사 실적과 국내 증시 동향 등 제한된 정보로 주식 매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들도 업종별이나 규모별 등 옥석 가리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송정훈 기자 repor@mt.co.kr, 전병윤 기자 byje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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