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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박근혜 조사 300m 옆 ‘40년 지기’ 최순실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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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핼쑥해진 얼굴…변호인 “박 검찰 출석 알고 힘들어해”

‘블랙리스트’ 김기춘 측, 특검 조서 부동의…증인 다 불러야

경향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21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순실씨(61·사진)는 불과 300m 떨어진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았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사실을 알고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공판에 최씨가 평소보다 핼쑥한 얼굴로 등장했다. 최씨는 재판을 받는 동안 표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변호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종이에 무언가를 끄적일 뿐이었다. 평소엔 증인들을 대상으로 직접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지만 이날은 별다른 질문 없이 가만히 있었다.

최씨 측 최광휴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구치소에서) 뉴스를 봐서 알고 있다”며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10일 재판을 받는 도중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는 소식을 듣고 휴정시간에 대성통곡했다는 사실이 조카 장시호씨(38)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 최씨를 소환했지만 불출석한 이유에 대해 최 변호사는 “(최씨가)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다는 취지로 (불출석 사유서를) 적었다”고 했다. 최씨는 이 재판 외에도 삼성에 합병 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뇌물), 딸 정유라씨에게 입학 및 학점 특혜를 주도록 요청한 혐의(업무방해)로 추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인회 KT 부사장은 “황창규 KT 회장에게서 박 전 대통령과의 지난해 2월 독대 자리에서 건네받았다는 더블루K의 용역제안서와 스키단 창단계획서를 받아 검토한 사실이 있으며 상당히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 등에 대한 3회 공판준비도 이날 오전에 열렸다. 두 사람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운용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지만 대신 김 전 실장을 석방해달라는 정치인들의 탄원서가 제출됐다. 박희태·김형오·강창희·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의 신경식 회장·장경순 원로의장 등 7명이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전 실장을 풀어달라고 했다.

앞서 1·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법리 공방’을 예고했던 김 전 실장 측은 특검이 제출한 진술조서 등을 증거로 사용하는 데 부동의했다. 김 전 실장이 진술조서의 증거 사용에 부동의함에 따라 특검은 진술한 사람들을 일일이 법정에 불러 다시 신문할 예정이다.

<이혜리·곽희양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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