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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대우조선 향방 따라 금융회사 실적·신용도 연쇄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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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신평 분석, 수은 익스포져 11.3조.. 자기자본 육박

농협 코코본드 등급 하향 압력…국민·하나銀 영향

동부·유안타·하이투자證 순익 대비 익스포져 커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추가 지원방안에 따라 이 회사의 익스포져(여신·유가증권 등)을 대거 보유한 금융회사들의 실적과 신용등급이 연쇄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중은행 중에선 익스포져 규모가 많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증권회사 가운데는 동부증권과 유안타·하이투자증권이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ICE신용평가는 21일 발표한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져를 보유한 금융회사 리스크 점검’이란 제목의 스페셜보고서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지원방안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실적과 재무안정성은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권 전체 익스포져(3월 10일 기준)는 21조4000억원이다. 업권별로는 은행 19조8000억원, 보험 1조3000억원, 증권 1352억원 순이다. 정책성 여신을 담당하는 특수은행(산은·수출입·기은·농협) 익스포져가 18조원으로 전체의 84.2%를 차지하며, 보험·증권사는 서울보증보험을 제외하면 주로 유가증권 형태로 보유 중이다.

현재 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 여신의 건전성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험이 높아지면서 자율협약·워크아웃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고정이하’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김선경 NICE신평 수석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져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되면 선박건조계약이 파기되고 선주는 선수금환급보증(RG)을 제공한 금융회사에 선수금반환(RG Call)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며 “선수금반환이 현실화하면 RG는 대출채권으로 전환돼 은행은 충당금적립률을 더 높여야 하고 보험사와 증권사의 경우 유가증권의 현금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가장 많은 익스포져를 보유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충당금 부담이 크게 증가해도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점에서 신용등급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수출입은행은 익스포져 규모가 11조3000억원으로 2016년 말 자기자본(1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어서 재무적으로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8884억원 규모 익스포져를 보유한 농협은행도 특수은행 특성상 재무안전성이 나빠져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농협은행의 코코본드(후순위채)는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배제한 기본신용도(BCP)로 평가하기 때문에 재무안정성 저하시 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현재 금융당국이 국책은행 외에 시중은행에도 추가지원 동참을 요청하는 것과 관련, “이로인해 익스포져가 확대될 경우 시중은행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은 충당금적립률을 100% 수준까지 높여도 손실발생액이 2016년 순이익 규모를 넘지 않지만, 익스포져 규모가 비교적 많은 국민은행(익스포져 5129억원)과 하나은행(7144억원)은 재무안정성 저하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방은행은 직접적 파급효과가 작지만,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를 차주로 많이 보유하고 있어 중기적으로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또 “보험사와 증권사는 대우조선해양 추가 부실화시 보유 유가증권을 온전히 현금으로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동부증권(익스포져 200억원), 유안타증권(241억원), 하이투자증권(400억원)은 작년 순이익 대비 익스포져가 비교적 커서 신용등급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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