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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누명 쓴 교수 죽음으로 내몬 ‘동아대 성추행 사건’ 경찰 재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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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을 쓴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아대 손현욱 교수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전면 재조사를 벌인다.

부산경찰청은 동아대 미술대 성추행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2월 “동아대 미술대학 야외스케치 수업 뒤풀이 자리에서 교수 2명이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으면서 불거졌다.

가해자는 손 교수와 시간강사 ㄱ씨라는 소문이 퍼졌고 손 교수는 괴로움을 토로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ㄱ씨는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를 떠났다. 동아대 측은 이후 자체조사를 벌였다. 8개월간의 조사 끝에 지난 2월 성추행 가해자가 미술대 교수 ㄴ씨라는 것을 밝혀지면서 손 교수는 누명을 벗었다. 동아대 측은 ㄴ교수가 피해자를 상대로 입막음을 시도한 정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ㄴ교수는 2008년에도 수업시간에 성희롱 발언을 해 경찰 수사를 받았으나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무혐의 처분을 받는 등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ㄴ교수는 지난 2월 파면됐고 ㄴ교수는 동아대 조사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동아대는 ㄱ강사에 대해서는 학교를 이미 그만둔 상태여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경찰은 손 교수 사망 사건 직후 조사를 벌였으나 사안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다. 경찰은 당시 대자보를 작성한 학생(25)을 찾아 사건 현장에 없었음에도 ‘목격자’라고 쓰며 소문만으로 대자보를 게시한 것이 명예훼손이 된다며 불구속 입건하는 데 그쳤다. ㄴ교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ㄱ 강사를 둘러싼 소문은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내사종결 처리했다.

경찰은 동아대 자체조사 과정에서 피해 학생들의 신원이 확인된 만큼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다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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