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미 금리 인상에도 원화 강세…‘청개구리 환율’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120원…5일간 23원 이상 하락

미국 ‘점진적 금리 인상’ 시사 탓…당국 개입 어려워 강세 지속 전망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12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로 떨어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미국 재무부가 내놓을 환율보고서 발표 때까지는 원화 강세, 달러 약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20.3원에 장을 마감했다. 닷새 만에 반등세로 돌아선 것이지만, 상승폭은 0.2원에 불과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0월11일(1120.4원) 이후 5개월 만에 거의 최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당시 1143.6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간 23원 넘게 떨어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린 것은 미국발 변수의 영향이 크다. 15일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전날이었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연준이 올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미국이 올해 4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12월과 마찬가지로 3차례 인상을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이다.

전날 연준 위원들 중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돼온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경기 개선 속도가 빨라진다면 올해 4차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했지만 달러화 약세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외환당국이 개입해 원화가치를 끌어내리기 힘들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17~18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주의 배격’이라는 문구가 빠져,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화 약세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최근 발표된 트럼프 예산안에 재정지출 확대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실망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달러화 강세는 꺾인 것일까.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고자 하는 트럼프의 발언과 정책은 일시적 효과가 있을 수는 있으나 미국 경제에서 고용 확대, 소비 증가, 투자 확대 등의 결과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달러화 약세는 장기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원화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품의 가격이 내려가 국내 수출기업에 도움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이후 몇 개월 주기로 약세와 강세를 반복하고 있다”며 “원화는 아시아권에서 등락이 큰 통화에 속하는데, 이런 상황이 더 진행되면 최근 회복세로 돌아선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99%(21.37포인트) 상승한 2178.3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1년 7월27일(2174.31) 이후 연중 최고치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