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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日 경매사이트서 '제국주의 일본군 물품' 거래 성행…'일본 우경화'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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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우익 단체 소유 학교법인의 국유지 헐값 매입 스캔들로 시끄러운 가운데, 일본 경매 사이트에서 제국주의 일본군 물품이 활발하게 거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일본 최대 경매 사이트 ‘야후 오쿠!(ヤフオク!)’에서 일본군(日本軍)으로 검색하면 3000건 넘는 물건이 판매 물품으로 올라와 있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전범기(旭日旗·욱일기)로 검색해도 1000개 이상의 물품이 나온다.

전범기는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저렴한 것은 1000엔(약 1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육군·해군 항공대가 사용했던 칼, 태평양전쟁 때 사용된 포탄도 판매 중이다. 이들 물품에는 “살상 능력은 없으며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조선일보

/야후 오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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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이 착용했던 전투복과 전투화, 철모 등도 다수 매물로 올라 있다. 그 밖에 일본군 야전 교범, 중일전쟁에서 사용됐다는 담배 케이스, 제국주의 시기에 수여된 훈장, 탄피, 수통, 반합 등 제국주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물품이 거래 중이다. 이들은 보존 상태와 희소성 등에 따라 한국 돈 기준 수백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안팎에서도 ‘전쟁 유품을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야후 오쿠 측은 제국주의 일본군 관련 물품 판매를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후 오쿠 관계자는 “일본군 유품의 판매를 금지하면 자료로 가치가 있는 물건들이 폐기될 수도 있다”며 “일률적으로 거래를 금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런 대응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와는 대조적이다. 이베이는 지난해 12월 제국주의 일본군 유품을 판매하는 글이 올라오면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시행하고 있다. 일본군 유족과 교류하는 미국 민간단체가 ‘거래를 중단시켜달라’고 요구하자 받아들인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집권 후 고개를 든 일본 내 우경화 현상은 최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혐한(嫌韓)을 내세운 극우정당 ‘일본제일당’이 창당했다. 당수 사쿠라이 마코토(桜井誠·45)는 “정권을 잡으면 한국과 단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표적 극우 단체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 설립자로 널리 알려진 사쿠라이는 지난해 7월 도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약 11만4000표를 얻었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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