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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2천만원대 구매’ 전기차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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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볼트·아이오닉 등 신차 속속 출시

보조금 받으면 값 2천만원 안팎

미 테슬라 상륙에 관심 더 높아져

부족한 충전 인프라 지원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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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7일 개막한 제주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쉐보레 볼트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한국지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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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서 154만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5914대다.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를 다 세어도 1만대가 채 안 된다. 미국에서 50만대의 전기차가 운행 중인 것에 견주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시작 단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2010년에 정부가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며 야심찬 정책을 내놓을 때만 해도 전기차 시대는 매우 빠르게 올 것 같았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던 셈이다.

굼뜨게 움직이던 국내 전기차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보조금을 반영하면 합리적인 가격대라고 할 수 있는 2천만원 안팎의 차량이 속속 등장하고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본격 진출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부쩍 커졌다.

지난 17일 한국지엠(GM)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볼트의 사전계약에서는 1시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팔려나갔다. 볼트는 제너럴모터스가 쉐보레 브랜드로 제작·판매하는 순수 전기차다. 1회 충전으로 383㎞를 달릴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주행거리다. 판매가격(4779만원)은 만만찮지만, 국고 보조금 1400만원과 지역별로 최대 1200만원까지 지급되는 지자체 보조금을 보태면 실구입 가격은 2100만원대로 떨어진다.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한국지엠이 의도한 바람몰이는 일단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볼트는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경쟁 모델 대비 2배가 넘는 장거리 주행 능력과 합리적 가격,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2세대 전기차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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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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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의 가세로 더디기만 하던 국내 전기차 시장은 올해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 시판 중인 전기차는 아이오닉(현대차)을 비롯해 레이·쏘울(기아차), SM3 Z.E.(르노삼성), 스파크(한국지엠), i3(BMW), 리프(닛산) 등 8개 차종이 있다. 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차는 경차로 분류돼 제한속도가 시속 80㎞ 미만인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이다. 아이오닉의 시장점유율은 63%로 압도적이다. 르노삼성 SM3 Z.E.와 기아차 쏘울 전기차가 2위를 다투고 있고 베엠베의 i3가 뒤를 쫓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이 이끌었으나 쉐보레 볼트의 등장으로 본격 경쟁 체제를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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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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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해 6월 아이오닉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대중화 원년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주 제주에서 개막한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 전략을 발표한 뒤 상품성을 개선한 ‘아이오닉 아이(I) 트림’을 선보였다. 기존 엔(N) 트림에서 가격을 160만원 낮춘 차다. 제주에서 지원금을 받아 구입하면 1840만원에 살 수 있다. 실구입 가격 기준으로 2천만원 안팎의 이런 차들은 1억원을 훨씬 웃도는 테슬라의 값비싼 전기차에 견줘 대중차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모델이다.

현실적으로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걱정거리다. 최근 정부가 지원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선발 주자인 미국과 일본 등에 견주면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그럼에도 기술의 진전과 합리적 가격을 갖춘 신차들의 등장은 전기차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기술적 단점들이 개선되고 다양한 메이커의 전기차들이 등장하면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전기차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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