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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긴장한 대만…일본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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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미중간 전략게임의 거래 카드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며 일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0일(현지시간) 재일본 대만교민 대표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일본과의 관계는 차이잉원 정부의 최고 우선사항이라고 치켜세웠다. 차이 총통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일본 관계는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만과 일본 경제는 상호 보완적"이라면서다각적으로 협력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대만이 일본에 밀착하는 이유는 다음달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대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작년 말 차이 총통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할 때만 해도 미국을 지렛대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 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통화를 하면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힌데다 최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이후 미중간 관계 개선 가능성이 싹트면서 상황이 꼬였다.

SCMP는 "대만 정부가 미국의 외교 정책 불확실성 속에 대안으로 우방인 일본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펑성주 대만 국가안전국 국장도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대만이 최선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자국 내 일본대사관 성격의 대표기구 명칭도 양국의 관계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대만과 일본은 1972년 공식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민간차원의 교류를 추진해 왔지만 중국 눈치를 보느라 양국 교류 기구의 명칭을 애매하게 불러왔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대만 정부는 대만 내에서 일본의 교류 창구 역할을 한 '동아시아관계협회' 명칭을 '대만-일본 관계협회'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일본과 대만은 지난해 말 대만에서 일본대사관과 비슷한 역할을 해 온 '교류협회' 명칭도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일본-대만 교류협회'로 바꾼 바 있다. 일본도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하면서 대만과 가까워지는데 부담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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