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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구직 포기 ‘그냥 쉬는’ 청년 36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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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9세 1년새 1만여명 늘어

“고용 한파 수년째 지속 영향”
한국일보

15일 서울 한 대학가의 취업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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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해도 결국 취직하지 못하자 구직을 포기한 채 ‘그냥 쉬고’ 있는 청년 인구가 36만명도 넘어섰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1만1,600명 늘어난 36만2,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2월(38만6,000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달 전체 연령대의 ‘쉬었음’ 인구도 2012년 2월(191만4,000명) 이후 5년 만에 최대치인 189만9,000명을 기록했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지만 그저 쉬고 싶어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통계청이 ‘비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을 때 육아, 가사, 연로 등 구체적 사유 없이 “쉬었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쉬었음’ 인구로 분류된다.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처럼 최근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청년 고용 ‘한파’의 결과로 풀이된다. 반복되는 취업 실패를 경험한 청년층이 구직 자체를 단념하거나 포기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은 12.3%로,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일자리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쉬었음’ 인구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대졸 신입 채용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4.6%가 “신입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21.2%는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 ‘쉬었음’ 인구의 증가를 1~2가지 요인으로 특정하긴 쉽지 않다”며 “일례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재학ㆍ수강’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쉬었음’ 인구로 넘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1~2월 겨울방학 기간 중 학생들이 ‘재학ㆍ수강’ 항목 대신 ‘쉬었음’으로 응답해 통계수치가 다소 부풀려졌을 수도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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