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도시박람회 추경안 놓고 신경전 극심
이정현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이 7일 최민호 시장의 단식 현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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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을 놓고 세종시와 세종시의회가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최민호 시장과 여당 의원이 ‘육탄전’에 돌입했다. 시장은 단식에 들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삭발에 나선다.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위한 호소지만, 야당은 ‘호소가 아니라 협박’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행정수도를 내다보는 세종에서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
김광운 국민의힘 세종시의회 의원은 7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야당이 예결위를 속히 열어 국제정원도시 박람회 관련 추경안을 처리해 주길 바란다”며 “예산안 처리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해 8일 오후 김충식 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삭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광운 의원은 전 원내대표다.
8일 오후 4시 시의회 앞에서 진행하는 삭발에 앞서 기자회견도 진행, 6일 오후 단식에 돌입한 최민호 시장을 지원사격 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삭발과 별개로 여당 시의원들도 릴레이 단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시장의 단식 투쟁장에는 김태흠 충남지사가 전날 찾았고, 이날엔 여당 대표를 지난 이정현 지방시대 부위원장과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최 시장을 격려 방문했다.
앞서 6일 오후 단식에 들어간 최 시장은 “며칠을 고민하고 뒤척이며, 결론을 내렸다"며 "옳은 것을 지키며,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품격을 잃지 않고 비겁하지 않을 것. 그 가치관을 지키는 것, 그것의 최종 결론이 단식이라는 답이었다"며 단식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10일 20석 중 13석을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 야당 의원들이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구성을 위한 출연금 14억5,000만 원을 전액 삭감에 달리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세종시와 여당은 세종시를 행정수도를 넘어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고, 상가의 높은 공실 해결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원도시박람회가 필요하고,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하루빨리 조직위를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도 타당성 검토 등을 거쳐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편성했는데, 정작 우리 시의회의에서 제동이 걸렸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일하는 시의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야당은 재정적,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만큼 국회 예산안이 통과한 뒤에 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를 가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순열 민주당 의원은 “추경안에 복합커뮤니티센터 직원 인건비와 전기요금 같은 공공 운영비가 올라올 정도로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고 내년엔 세수 부족도 전망됐는데, 이런 행사를 꼭 해야 하느냐”며 “시가 부담해야 하는 300억 원이 넘는 돈 중 절반을 박람회 입장객 수입과 기업 후원금으로 채우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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