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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행복이 제 발로 찾아오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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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내 영혼의 문장들 -2 / 허기지지 않을 때 먹는 건 언제나 과식]

"행복을 구질구질하게 쫓아다니지 마라.

행복이 제 발로 찾아오게 하라.

그 비밀은 단순한 삶의 방식에 있다."

장석주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공감! 나도 행복과 '밀땅' 할 때 이런 방법을 쓰곤 한다. 예컨대 배고플 때까지 안 먹기. 속을 비우면 먹는 행복이 제 발로 찾아온다. 맛있는 거 찾아다니느라 너무 애쓸 거 없다. 배고프면 뭐든 맛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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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치로 목마를 때까지 안 마시기. 산책이든, 산행이든 한 나절 걷는 정도라면 굳이 마실 것을 챙기지 않는다. 슬슬 목이 말라오면 행복도 목이 마른 것이다. 막걸리 한 잔이 아른거리면 행복은 애가 타는 것이다. 그럼 됐다. 내가 이겼다. 이제 행복이 제 발로 찾아와 물도 달라 하고 술도 달라 할 것이다. 흠! 나도 자존심이 있지. 행복을 구질구질하게 쫓아다닐 순 없지.

행복의 꽁무니를 쫓으면 바쁘고 고단하다. 행복이 제 발로 달려와서 안기면 바쁠 것도 없고 고단할 것도 없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 단순한 삶에 행복의 비밀이 있다.

도미니크 로로는 "허기지지 않을 때 먹는 건 언제나 과식"이라고 한다. 배가 더부룩한데 먹는 건 구질구질하게 행복을 쫓아다니는 것도 아니다. 행복을 내 앞마당에서 내치는 것이다. 배가 부른데 먹으면 먹는 행복이 까마득히 달아난다. 배가 꽉 찼는데 먹으면 행복이 짓눌려 숨막힌다.

나는 어떤가? 배도 안 고픈데 먹고, 배가 부른데도 먹으면서 도대체 밥맛이 없다고 투덜대는 건 아닌가? 고질적인 만성 과식에 행복 결핍증이 도드라진 건 아닌가? 끝없는 탐식과 폭식에 불만 불평 불행이 고도 비만 수준으로 부풀어 오른 건 아닌가?

장석주 시인은 "복잡한 삶은 불행에 취약하다"며 "버리고 비운 뒤 자유를 누리라"고 당부한다. "최소 규모의 삶에 최대의 행복이 깃들기를 갈망하라"고 한다. "번잡한 욕망을 낳는 마음을 떠받들지 말고 마음을 굶기라"고 한다. 시인의 말대로 "행복은 작고 조촐한 기쁨으로 채워진 마음에 날개를 접고 내려앉을 것"으므로.



같은 말을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이렇게 한다.



"단순화하고 단순화하라. 하루 세 끼 식사를 할 게 아니라 필요할 때 한 끼만 먹도록 하라. 백 가지 요리를 다섯 가지로 줄이라. 나머지 일들 역시 같은 비율로 줄이라."

이 말을 내 식으로 바꾸면 '덜 벌고 더 살기'다. 덜 벌고 더 살기, 그만 벌고 편히 살기! 이게 내 삶의 모토다.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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