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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외풍에 표류하는 '산업은행'…커지는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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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산업은행 본점 /사진=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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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계원 기자]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과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대우조선의 추가지원 결정에서 배제된 것은 물론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유력 대선 후보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공정하고 효율적인 정책금융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이 보장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먼저 대우조선을 보면 산업은행은 금융위원회가 3조원 이상의 추가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를 전혀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 한 관계자는 지난주 주말 대우조선 대책회의가 열리기 앞서 "추가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추가지원과 관련된 금융위의 결정을 따로 통보 받은 바 없다"면서 "금융위의 추가지원 결정은 언론을 통해 알겠됐으며, 결정되면 따라간다"고 국책은행의 입장을 토로했다.

대우조선의 지분 79%를 보유하고, 추가지원을 실제 추진해야 하는 산업은행보다 먼저 금융위에서 추가지원 여부가 결정된 것이다. 물론 정부에서 추가지원 여부가 먼저 결정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기업 구조조정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금융위의 설명과는 다른 부분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15년 대우조선에 대한 국책은행의 4조2000억원 지원이 산업은행이 배제된체 서별관 회의에서 결정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당시 이를 두고 야당은 대우조선의 부실회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논리에 따라 부실지원이 결정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매각 역시 외부 의견에 휘둘리며, 산업은행의 독립성 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재인·안희정 후보가 광주 민심을 잡기위해 산은을 압박하고 나선 것.

금호타이어 매각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두고 산업은행과 박 회장이 극심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구성이 제3자 인수 우려를 불러오는 만큼,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박 회장은 주주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컨소시엄을 통한 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용인하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며, 광주지역 민심은 과거 쌍용자동차 사태와 같은 '먹튀'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선의 주요 격전지로 부상한 광주 지역 민심을 잡기위해 문재인·안희정 후보가 산업은행의 컨소시엄 용인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결정이 외부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성공적 정책금융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의 독립성 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 정책금융기관인 독일재건은행의 뮈씨히 전 본부장은 "정책금융기관의 성공적인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위임과 자율'이라는 원칙하에서 정치적 개입이나 영향없이 경영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민영화 또는 중앙은행과 같은 독립화가 주장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인사와 예산 등 경영부분에 있어 금융위의 통제를 받고 있는 산업은행을 민영화하거나 중앙은행과 같이 독립화하는 등 산업은행의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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