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부터 3위를 차지한 기업은 중국의 오포와 화웨이, 비도 등이다. 오포는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이 8.2%에서 16.8%로 두 배 이상 성장하며 2015년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비보 역시 2015년 8.2%에서 2016년 14.8%로 점유율이 높이며 3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2015년과 같이 2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애플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출하량이 감소하고 점유율은 하락했다. 아이폰 출하량은 2015년 5840만대에서 2016년 4490만대로 23%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1년전보다 4%포인트(p) 하락한 9.6%에 그쳤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9% 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은 역성장한 셈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iOS 점유율이 가장 많이 하락한 국가로 조사됐다. 애플의 iOS 점유율은 2016년 1월 25.0%였지만 2017년 1월에는 16.6%로 8.4%p 떨어졌다.
애플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팀 쿡 CEO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연설을 마친 후 미국으로 돌아와 중국 연구개발 센터 두 곳을 추가로 설립하고 현지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중국 동부인 상하이와 쑤저우에 R&D 센터를 신설하기 위해 35억위안(5746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애플은 현재 베이징과 선전에 R&D 센터를 건설 중이며 올해 안으로 4곳의 R&D 센터를 모두 열겠다는 방침이다.
◆애플, '프리미엄 스마트폰' 고수 전략...중국의 트렌드와 부합
애플의 이 같은 계획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애플이 추구하는 프리미엄 전략과 가장 잘 맞는 시장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새로운 시리즈를 내 놓으면서 꾸준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프리미엄 가격대의 제품을 위주로 판매해 수익률은 매년 상승 중이다. 실제 애플은 지난해 449억9700만달러(50조3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제조사의 영업이익 537억7200만달러(60조2246억원)의 79.2%를 차지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83억1200만달러(9조309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체 영업이익의 14.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중국 시장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중국 ZDC 통계 자료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1000위안(16만원) 이하의 제품은 인기가 하락한 반면 2000~3000위안대의 제품은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중국 소비자는 4000위안(65만원) 이상의 제품에 대한 관심도는 20.8%를 차지할 정도로 고가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크다.
여기에 중국 소비자는 여전히 애플의 아이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중국 휴대폰 브랜드별 관심도에서 11.5%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0.9%포인트 하락하기는 했지만 화웨이에 이어 꾸준히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자는 5.1~5.5인치 디스플레이와 1280x768 이상의 해상도, 쿼드코어 이상의 멀티코어 프로세서, 높은 전면 카메라 화소수, 배터리 지속 능력 향상 등 프리미엄 제품에서 제공하는 성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의 관심이 가성비에서 벗어나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며 "애플의 전략과 중국 트렌드의 변화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T조선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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