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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65세 이상 노인 무릎관절 수술비 지원… 2923명에 새로운 삶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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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료나눔재단

2015·2016년 31억 지원… 올해도 신청받아

환자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형 인공관절, 최소절개술 등 수술 만족도 높아

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정모(여·72)씨는 오랫동안 무릎 통증에 시달려왔다. 처음에는 하루 종일 쪼그려 앉아 나물을 다듬느라 생긴 통증으로 가볍게 여기고 진통제와 파스로 버텼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파스나 진통제로만 버티기엔 통증의 강도가 심해졌을 뿐만 아니라 급기야 걷기 어려울 정도로 아파 물리 치료나 주사 치료로도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다. 자식들의 성화에 찾은 전문병원에서는 무릎연골이 거의 다 없어져 뼈와 뼈가 맞닿은 말기 관절염이어서 인공관절수술밖에 방법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몇 백 만원에 이르는 수술비 생각에 선뜻 수술을 결정하기 힘들었다. 이런 정씨에게 큰 도움을 준 곳은 바로 노인의료나눔재단. 평소 같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언니 동생 하던 지인이 노인의료나눔재단의 '무릎관절염 수술비 지원사업'을 통해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것을 알게 된 정씨는 지인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신청하고 병원을 찾았다. 검사하고 수술을 받기까지 순탄하게 진행되어 지금은 재활운동까지 마치고 건강하게 일상생활에 복귀한 상태다.

◇노인 진료비,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의 38.7%로 가장 높아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6 건강보험 주요통계'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진료비는 64조5768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622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화에 따라 지난해 만 65세 이상 노인이 사용한 진료비는 건강보험 총진료비 64조원 중 25조9187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8.7%를 차지했다. 노인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32만8599원으로, 전체 1인당 월평균 진료비 10만6286원의 3배에 달했다. 지난해 만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 증가율은 14.8%로, 건강보험 총진료비 증가율 11.4%보다 높았다. 2016년 기준, 만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는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1조179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뇌경색증(7155억원), 무릎관절증(4355억원) 순이었다. 이처럼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와 함께 노년의 진료비 증가가 큰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노인의료나눔재단 무릎관절염 수술비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은 정씨는 "수술 비용도 걱정이었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많이 망설였다"며 "병원에서 수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안심시켜주고, 노인의료나눔재단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부담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어 고마운 마음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정씨는 최근 다시 시장에 나가 한동안 접었던 나물 장사를 시작했다.

심신이 쇠약해진 노인의 경우 진료비 이상으로 수술에 대한 신체적이고 심적인 부담도 매우 크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수술 지원 통보를 받고도 수술을 포기한 신청자 370명에 대해 직접 전화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중 34%인 126명이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노인의료나눔재단 무릎관절염 수술비 지원사업에 함께한 현호승 강릉고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정씨처럼 오랫동안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앓으면서도 경제적인 여건뿐만 아니라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을 꺼리는 환자가 많다"며 "하지만 환자 개개인의 관절에 적합하게 디자인된 맞춤형 인공관절, 무릎을 최소한으로 절개해 시술하는 최소절개술,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수술법 등으로 회복이 빠르고, 수술 후 만족도가 높아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걷기가 힘들어지면 환자는 사회로부터 격리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활동에서 위축됨은 물론이고 활동 공간도 한정되어 우울증, 만성질환 등 2차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진다"며 "망설이지 말고 우선 병원 진료를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설 것"을 권했다.

이처럼 많은 무릎관절염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정보 부족과 비용 부담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가운데, 노인의료나눔재단이 2017년에 무릎관절염 수술비 지원사업으로 약 2000명의 무릎관절염 환자들에게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지원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조선일보

노인의료나눔재단 무릎관절염 수술비 지원사업에 함께한 현호승 강릉고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환자에게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노인의료나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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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 혜택받을 수 있는 수술비 지원사업

대한노인회(회장 이심)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65세 이상 노인 중 무릎관절염 환자들에게 2011년부터 매년 무릎관절염 수술비를 지원해왔다. 2011년부터 4년 동안 무릎관절염 수술에 총 6억1176만원을 지원하면서 무릎관절염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지난 2015년 2월부터는 노인의료나눔재단을 출범해 노인의 권익 신장과 복지 향상을 위해 본격적인 수술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어 같은 해 4월부터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확대했고 2017년에도 무릎관절염으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경제적 이유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돕기 위하여 수술비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 상임이사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2923명(4547건)에게 31억3900만원을 지원해 새로운 삶을 선사했는데, 지난해 총 2881명의 신청자 가운데 약 65% 이상이 수술로 이어졌다"며 "무릎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병원을 선뜻 찾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무릎관절염 수술비 지원사업이 희망을 드리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릎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누구나 노인의료나눔재단의 무릎관절염 수술비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본인 외에 가족·친구·이웃·사회복지사 등 제3자의 대리 신청도 가능하며, 보건소나 주민센터, 의료기관, 대한노인회 지회에 신청서와 서류 몇 가지를 제출하면 접수에서 통보까지 평균 1주일 안에 처리된다. 이외에 무릎관절염 수술비 지원사업에 대해 궁금한 점은 노인의료나눔재단 대표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전범준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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