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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화웨이 5G 장비 사용말라는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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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의회가 '사이버 보안'을 이유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에 대해 경계령을 내렸다. 한국이 5G 장비로 화웨이를 선택하지 못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2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미국 의회 의원 3인 명의의 서신에 따르면 미국 정치권에서 화웨이는 '중국 정부와 광범위하면서도 긴밀한 통신시스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스티브 차봇 미국 공화당 의원(중소기업위원장), 마크 커크 상원 의원, 존 콜린 상원 의원 등 3명 명의로 된 이 서신은 전 미국 국방부 장관 애슐리 카터를 수신인으로 작성됐다. 편지는 "미국 국방부는 화웨이에 대한 사이버 안보 침해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라"며 "한국이 5G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이 화웨이 장비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미국 국방부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서신처럼 미국 정보당국과 의회에서는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성을 문제 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 인도 등에서는 아예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미국 의회 의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업체 ZTE에 대해 북한 등과 거래한 책임을 물어 제조업 사상 최대 규모인 1조3000억원대 벌금을 물린 데 이어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에 무역 압박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5G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 제품에 대한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한국이 5G와 관련해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사례는 한 가지 정도다. 화웨이는 지난해말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와 후원협약을 체결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유선네트워크 장비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KT가 평창올림픽에서 추진하는 5G서비스는 화웨이 유선망을 비롯한 유무선 네트워크가 동원된다. 또 5G는 아니지만 LG유플러스가 4G를 활용한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장비로 화웨이와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다른 이동통신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은 화웨이와 5G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양한 제조사 장비 품질과 성능을 검토 중이지만 화웨이를 쓸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KT가 주도하고 있는 5G 이해관계자그룹(SIG)에도 화웨이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화웨이의 장비가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점이다. 또 최근 유럽 등에서 화웨이 장비가 안정적이고 높은 품질을 인정받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이미 사용하고 있지만 보안상 문제점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의회 의원들의 서신은 "미국 의회 정보위원회는 2012년 비공개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가 중국 군사 당국과 긴밀한 연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안보 위험이 현저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2013년에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역임한 마이클 헤이든 장군이 '중국 정부와 광범위하면서도 긴밀한 해외 텔레콤 시스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신현규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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