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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소프트뱅크·알리바바·폭스콘 '삼각동맹'…트럼프에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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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실리콘밸리 불화 틈 타…亞 3대 기술기업, 美 투자·일자리 창출 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리콘밸리의 IT(정보기술) 기업들과 불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알리바바·폭스콘(홍하이정밀) 등 아시아 기술기업들의 '삼각동맹'이 주목받고 있다.

3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총 4000억달러(약 462조원)에 달하고 고용인력은 110만명에 이른다.

머니투데이

소프트뱅크·알리바바·폭스콘 시가총액(단위: 십억달러)/자료=파이낸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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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알리바바·폭스콘 등 아시아 기술 대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노리고 있다며 이는 투자와 일자리, 공장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값진 '선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 샤프를 인수한 폭스콘은 미국에서 샤프의 디스플레이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70억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폭스콘은 외연을 넓혀 위탁제조업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고 싶어 한다. 최근엔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폭스콘은 지난해 아이폰 등 애플 제품만 약 750억달러어치 생산했다.

2013년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미국에 500억달러를 투자해 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혀 트럼프의 극찬을 받았다. 소프트뱅크는 미국에서 스프린트의 사업을 키울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2014년 미국 뉴욕증시에 진출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미국산 제품의 중국 판로를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중소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트뱅크·알리바바·폭스콘은 수장들의 친분과 상호투자를 바탕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를 '느슨한 연합'이라고 평가했다.

폭스콘은 지난주 소프트뱅크의 아시아 기반 기술펀드 지분 54.5%를 6억달러에 사들였다. 주변에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테리 궈(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의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본다. 폭스콘이 지난해 샤프를 인수할 때도 손 회장이 폭스콘과 샤프 채권단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궈 회장은 손 회장을 '진정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한 것은 일본에서 '사냥 면허'를 받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폭스콘이 이번에 투자한 기술펀드가 최근 매물로 나온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폭스콘은 손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곧 출범시킬 1000억달러 규모의 기술펀드(비전펀드)에도 참여한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의 초기 투자자로 현재 이사회 일원이기도 하다. 소프트뱅크가 2000년에 알리바바에 투자한 2000만달러는 10억달러 가치로 불어났다.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는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에 공동 투자했고 인도 전자상거래업체인 스냅딜 투자엔 폭스콘도 힘을 보탰다.

알리바바는 비전펀드에 참여하지 않지만 이 펀드가 투자한 기업들과 손을 잡을 공산이 크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에 지분 25%를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영국 반도체업체 ARM홀딩스가 대표적이다.

알리바바는 폭스콘과 함께 소프트뱅크로봇홀딩스에 출자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로봇홀딩스는 휴머노이드(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 '페퍼'(Pepper)를 전 세계에 판매하기 위해 설립됐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말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일본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커크 부드리 뉴스트리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들은 서로에게 특별한 기회를 준다"며 "따로 있을 때보다 함께 할 때 더 강하다"고 말했다.

기쿠치 사토루 SMBC닛코 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만 세 회사가 서로에게 의존하는 건 범아시아 연합체를 구성하기 위한 게 아니라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색채를 강조하는 건 오히려 글로벌 전략에 해가 된다는 설명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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