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실 위험' 고백한 현대차증권…2000억 유증 계획 금감원 통과

현대차증권이 추진하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이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유증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현대차증권이 지난달 24일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10일부터 발생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현대차증권은 2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으나 금감원은 지난달 11일 이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증권신고서가 제대로된 형식을 갖추지 못하거나 중요사항에 대한 거짓 혹은 기재 누락이 있는 경우 금감원은 신고서 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차세대 시스템 개발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자금조달이라고 유증 목적을 설명했으나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이 대규모 유증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24일과 지난 9일 두 차례에 걸쳐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서 정정을 통해 현대차증권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부동산 투자 등에서 손실 발생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현대차증권은 "2024년 9월말 기준 코로나19 이후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공실 발생 등으로 인해 부동산 가치가 감소함에 따른 평가손실 발생으로 투자금액 대비 장부금액이 감소한 사실이 있다"며 "추후 국내외 부동산 경기 하강이 심화될 시 당사의 지속적인 리스크관리에도 불구하고 우발부채와 PF 직접투자 규모에 따라 우발채무가 현실화 해 손실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현황 중 약 63.9%의 비중이 미국 및 유럽의 오피스에 투자돼 있다"며 "투자자께서는 최근 해외 오피스 공실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당사의 손실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하면서 현대차증권은 본격적인 유증 절차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신주 발행가액은 현재 6640원으로 이날 종가(7340원) 대비 약 10% 낮은 가격이다. 최종적인 발행가액은 다음달 21일 확정된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오는 15일이다. 오는 13일 장 종료시까지 현대차증권 주식을 보유해야 신주배정 권리가 주어진다. 다음달 26~27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며 미달이 발생할 경우 오는 3월4~5일 일반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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