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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홍콩, 지난해 압류한 싱가포르 장갑차 반환…‘트럼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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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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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지난해 11월 압류한 싱가포르군의 장갑차 9대를 반환하기로 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홍콩 세관은 전날 “면허 요건을 위반한 전략물자의 수입과 수출 및 환적은 홍콩 법률에 따라 처벌이 가능한 범죄행위”라며 “현지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가 끝나 싱가포르로 반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홍콩 특별행정구는 전략물자 교역 통제에 관한 국제 기준을 준수하며, 이를 위해 탄탄한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세관은 지난해 11월 23일 대만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화물선이 콰이충(葵涌) 화물터미널에 도착하자, 선박에서 테렉스 공수 장갑차(ICV) 9대와 관련 부품을 압류했다.

이 장갑차들은 싱가포르가 대만에서 군사훈련에 사용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영토가 좁아 전투 대비 훈련을 해외에서 실시해왔으며 중국 측은 싱가포르가 군사훈련을 계기로 대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불만을 표해왔다. 중국이 이 장갑차 압류를 통해 대만과 오랜 군사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싱가포르에 압박을 가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싱가포르는 이후 수차례에 걸쳐 홍콩 세관 당국과 반환 문제를 논의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중국 측은 싱가포르를 비롯한 모든 국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라야 한다면서 홍콩과 중국의 법률을 따르라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행정 수반)이 직접 서한을 보내 압류 해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반환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총자란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교수는 “싱가포르와 중국이 단일 문제로 협력을 뒤집는 것보다 안정된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태평양 정책 불확실성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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