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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폐질환 추적 홍상범 교수 “최대한 빨리 치료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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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가 폐기능 검사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옆에서 힘내라며 응원하곤 했습니다. 벌써 4년이 지났네요."

가습기살균제 성인 피해자 40명의 폐질환 증상을 4년간 추적관찰한 연구논문이 호흡기분야 국제저널 '호흡기학'(Respirology) 지난해 10월호에 실린 사실이 4일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논문을 쓴 저자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홍상범 교수(48).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정한 이 병원 환경보건센터 부센터장이다.

관찰 대상 환자는 정부의 공식인정 피해자(1, 2등급)로 이중 절반 정도인 19명은 안타깝게도 폐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나머지 환자들의 경우 폐기능이 차츰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홍 교수는 "최대한 빨리 호흡독성을 파악해서 적절한 치료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홍 교수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아픔에 매달린 것은 2011년부터. 그는 이 병원 중환자실 의사였던 급성 폐질환 산모가 5명이 몰려왔을 때를 기억했다.

"일반 폐렴 환자보다 증상이 빠르게 나타났고 전염병처럼 한 번에 환자가 몰린 점도 이상했죠."

홍 교수를 비롯해 당시 감염내과 동료교수들은 이와 같은 증상을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했다. 이후 정부의 심층 역학조사로 원인물질은 가습기살균제로 드러났다. 당시 신고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세상에 알린 계기였다.

이후로 홍 교수는 호흡기내과 의사로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주치의를 맡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계속해오고 있다. 홍 교수는 "화학물질과 생활화학제품의 독성을 꾸준히 검증하고 피해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고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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