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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매경이코노미 '톱골퍼 비밀노트'

[톱골퍼 비밀노트] (91) 이정민의 집게발 그립…짧은 퍼팅 자신없다면 집게발 퍼팅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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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퀸’ 이정민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세하게 스윙이 바뀌며 거리 감각이 떨어졌죠. 하지만 올 시즌 1승을 올리고 하반기에는 퍼팅감까지 좋아져 내년을 기약하게 했습니다.

짧은 퍼팅에서 성공률이 높아진 것이 이정민을 지탱해준 원동력입니다.

이정민은 올 시즌 퍼팅 방법을 바꿨습니다. 바로 집게발 그립입니다. 예전 최경주가 ‘톱질 그립’이라고 해서 더욱 유명해진 그립법이죠.

집게발 그립은 왼손은 일반 그립처럼 잡되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그립을 끼워 퍼팅을 하는 것입니다. 조금은 생소하시죠?

이정민이 ‘집게발 그립’을 잡는 방법을 자세하게 소개해줬습니다.

우선 왼손 엄지를 샤프트 위로 얹어 아래쪽으로 똑바로 뻗어주며 정상적인 왼손그립을 잡으세요. 이제는 오른손을 틀어 손바닥이 몸을 향하도록 한 뒤 이를 그대로 옮겨 샤프트가 엄지와 검지 사이에 오도록 합니다. 검지와 가운데 손가락은 샤프트의 위로 놓이도록 해주고 약지와 새끼손가락은 샤프트 옆에 놓이게 됩니다. 한번 이렇게 잡아보세요.

매경이코노미

이정민은 올 시즌 집게발 그립으로 바꾸고 짧은 퍼팅 자신감이 높아졌다. 3m 이내 중요한 퍼팅에서 실수가 많았다면 이정민처럼 집게발 그립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조금 어색하겠지만 손바닥이 몸 쪽으로 오게 잡게 되면서 오른손 손목이 비틀어질 일이 없겠죠. 보통 짧은 퍼팅에서 실수하는 이유는 톱골퍼나 주말골퍼 모두 미세하게 손목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살짝 몸 쪽으로 돌아가서 당기거나 손목을 안 쓰기 위해 애를 쓰다 아예 밀어 치기도 하죠. 하지만 집게발 그립을 하면 손목을 거의 움직이지 않아 공을 퍼터 헤드의 스위트 스폿에 잘 맞출 수 있고, 방향성과 거리 조절감도 좋습니다.

이정민은 집게발 그립에 대해 “짧은 퍼팅을 할 때 손목 쓰는 것이나 방향성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퍼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며 “일반 퍼팅이 살짝 손바닥으로 치거나 굴리는 느낌이라면 집게발 그립은 오른 손등을 퍼팅 라인과 수평하게 움직이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고 설명합니다. 집게발 그립은 투어에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1타가 곧 우승과 연관된 선수들은 꼭 한번은 시도하는 방법이 바로 ‘집게발 그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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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퍼터를 사용해 마스터스 우승을 했던 아담 스콧은 지난해부터 짧은 퍼터로 바꾼 뒤 짧은 퍼팅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집게발 그립을 적용했습니다. 올 시즌 디오픈에서 헨릭 스텐손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명승부를 펼친 필 미켈슨도 올해 짧은 거리에서는 집게발 퍼팅을 합니다. 이들뿐 아닙니다. 뉴질랜드 동포 댄지 리와 재미동포 케빈 나도 4~5m 안팎 거리가 남으면 집게발 그립으로 바꿔 잡고 퍼팅을 합니다.

‘탱크’ 최경주도 짧은 퍼팅이 불안해지면서 ‘변형 집게발 그립’을 사용합니다. 집게발 그립처럼 잡지만 검지로 그립을 감아 잡는 모습입니다. 최경주는 “톱질을 하듯 퍼팅 방향으로 손을 수평으로 움직이게 된다. 방향성이 좋아졌다”고 극찬했습니다. 이어 “페이스를 항상 일정하게 밀어줘 방향성도 좋아졌다. 종전보다 18홀당 평균 2타는 줄고 있다”고 덧붙였죠.

효과 좋죠? 이렇게 효과가 좋은데 한번 시도해보지 않는다는 것은 타수를 줄일 기회를 날리는 것과 같습니다. 한번 꼭 시도해보세요.

대신 집게발 그립 시 너무 오른손으로만 치면 왼 손목이 꺾일 수 있습니다. 어깨 회전으로 퍼팅을 해야 방향성이 좋습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 사진 : 조효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7호 (2016.12.14~12.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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