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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미·중 힘겨루기에 한국경제 ‘새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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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삼성·LG 세탁기 덤핑 판정…중, 사드 보복 일환 롯데 세무조사

무역 환경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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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미·중 갈등이 고조돼 무역 및 환율 전쟁 등으로 비화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 미국 새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가뜩이나 대외 교역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강 대 강’이 맞붙을 경우 자칫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만 총통과의 전화 통화에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깰 수도 있다고 시사한 것은 중국을 상당히 자극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대륙과 대만·홍콩·마카오 등을 모두 중국의 영토로 보고, 오직 중국만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는 것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트럼프 당선자를 향해 “좋게 말해서 안되면 결국 그와 한바탕할 수밖에 없다”며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중관계의 악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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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대응 수단이 없지 않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최대 채권국이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거 매각하게 되면 국채 가격 하락으로 금리가 급등하며 금융시장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

중국이 미국산 항공기 수입을 중단하거나 미국에 대한 소비재 수출을 금지하는 식의 대응도 가능하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양측이 함부로 ‘강 대 강’으로 나가진 않겠지만 이런저런 대응 카드를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미·중 갈등으로 교역량이 감소할 경우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 상무부는 최근 중국에서 생산된 삼성, LG 등의 가정용 세탁기를 상대로 덤핑 판정을 내리고, 사드 여파로 중국 여행객 및 한류 수출이 감소하는 등 무역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터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한 세무조사와 소방 및 위생점검, 안전점검에 나섰다.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3조원을 들여 에틸렌 공장을 짓고 있고 괌의 면세점 사업장, 뉴욕의 호텔 사업 등 미국 내 사업 규모도 늘려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상 앞으로 미·중관계의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대미 수출 부진은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총수출은 0.36% 감소한다. 전자·반도체·석유화학 산업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주영·이호준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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