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스윙에 비거리도 짱짱합니다. 그런데 우승을 만든 힘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벙커샷’입니다. 이승현은 “올 시즌 벙커샷 감각이 좋아져 그린을 놓쳐도 파를 잡는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한 뒤 “그린 주변에 러프가 많고 위험하다면 차라리 벙커에 빠뜨린 뒤 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주말골퍼에게 벙커샷은 언제나 부담스럽습니다. 그린 주변 벙커에서 ‘홈런’이 나오면서 어이없는 OB(아웃오브바운스)를 적어내기도 하죠. 반대로 벙커에서만 2~3차례 샷을 하며 줄여놓은 타수를 다 까먹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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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은 “모래를 세게 때리려고 하면 힘이 너무 들어가고, 자연스럽게 더 멀리 나갈까봐 볼을 친 순간 클럽을 잡고 몸을 제어하게 된다”고 벙커샷을 잘못하는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프로암을 많이 하면서 수많은 주말골퍼들 벙커샷을 봤기 때문에 정확할 겁니다.
선수들은 엄청난 연습을 통해 모래의 종류와 남은 거리 등 상황에 따라 모래를 세게 때려 치기도 하고 부드럽게 볼만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안전하게 ‘탈출’하는 벙커샷 비법이 있을까요. 이승현은 “주말골퍼는 ‘붙이기’보다는 ‘탈출하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벙커샷을 ‘부드럽게’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웨지 바닥에 볼록 튀어나온 ‘바운스’라는 부분이 있죠. 이 부분이 모래에 닿으면서 생기는 반동으로 볼을 치는 것이 벙커샷 비법입니다. 이 바운스의 느낌을 잘 느끼기 위해서는 ‘채를 바닥에 떨어뜨린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오히려 힘을 빼고 볼 바로 뒷부분의 모래에 웨지 헤드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면 폭발적인 샷은 아니지만 얇고 부드럽게 클럽이 미끄러진다”고 설명한 이승현은 “이렇게 하면 볼이 도망가지 않고 거리 조절도 쉽다”고 강조합니다.
그린 주변 벙커샷을 할 때 일반적으로 클럽 헤드를 열어야 한다는 것은 아시죠? 여기에도 비법이 있습니다. ‘익숙함’입니다.
클럽 헤드를 열고 그립을 잡아야 하는데 이 동작이 영 어색합니다. 이승현은 “평소 집에서 클럽을 열고 어드레스를 취하는 동작만 몇 번씩 해봐도 익숙해진다”고 권합니다. 집에서 퍼팅 연습이 필요한 것처럼 클럽 헤드를 열고 그립을 잡은 후 어드레스를 취하면 헤드가 열린 만큼 몸도 어느 정도 오픈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익숙함’은 자신감과 연결됩니다.
그리고 거리 조절은 스윙 크기로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합니다. 이 또한 클럽 헤드를 열어주는 정도에 따라 같은 거리를 보낸다고 해도 스윙 크기가 달라집니다. 연습장에서 볼의 탄도와 거리 감각을 익힌다면 자신 있게 스윙할 수 있습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 사진 : 박태성 기자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5호 (2016.11.30~12.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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