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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스타트업의 요람 ‘팹랩’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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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D 프린터 등 장비 활용해 시제품 만드는 제작실험실 ‘팹랩’ 인기



한겨레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 `멋랩'에서 진행하는 3D 프린터 교육에 참가한 교육생들이 3D 프린터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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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2시께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15동 지하의 ‘디지털 대장간.’ 마술사 박효석(25)씨가 마술에 쓰는 물건을 아이디어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레이저 커터로 시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박씨는 “구상 중인 시제품을 집에서 커터와 글루건으로 만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아크릴 가게에 의뢰하면 돈이 좀 드는데 팹랩에서는 무료로 기계를 이용해 편하게, 빨리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서 제작 실험실인 ‘팹랩’(Fablab·fabrication + laboratory)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시제품 제작비 부담은 덜고 아이디어는 마음껏 현실화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알뜰 창업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필수 코스로 통할 정도다.

팹랩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처음 시작된 창작 지원 공간을 일컫는 용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3차원(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같은 고가의 제작 장비를 무료로 또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소규모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특히 직접 만들고 공유하는 1인 제작 운동인 ‘메이커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반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창업 지원을 위해 설치한 곳이 많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주도로 설치된 팹랩 ‘무한상상실’은 전국에 56군데가 있다. 360도 카메라, 3차원 프린터, 레이저 커터, 회전톱 등이 비치돼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제조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별로 갖춰진 장비와 서비스가 조금씩 달라, 이용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청 산하 경기청·부산청·대구청·광주청·전북청 등 5곳의 지방중기청에 설치된 ‘셀프제작소’도 금속 및 비금속 레이저 커팅기, 선반, 밀링 등의 공구와 범용설비 등의 각종 장비를 예비 창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안에 3차원 프린터와 3차원 스캐너 등 16종 30개 장비를 갖춘 시제품 제작소 ‘서울이노베이션팹랩’과 용산구 나진상가 15동 지하에 ‘디지털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의 ‘멋랩’은 유브이(UV) 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다양한 장비와 스튜디오를 갖춰 디자인·제조 분야의 스타트업이 시제품 개발·제작과 제품 촬영까지 할 수 있다. ‘멋랩’에 입주한 스타트업 가운데는 이곳의 설비를 이용해 제품을 제작·판매하고 있는 곳도 생겨났다.

팹랩이 점차 알려지면서 이용자도 늘고 있다. ‘디지털 대장간’은 지난 5월 말 운영에 들어간 뒤 6월 30명, 7월 94명, 8월 170명, 9월 308명, 10월 378명으로 장비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 ‘멋랩’도 이용자가 6월 55명에서 10월에는 151명으로 늘었다.

정부나 지자체의 팹랩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멋랩’에서는 3차원 프린터 활용법을 가르치는 ‘내 손 안의 3D프린터’, 레이저 커터와 유브이 프린터 사용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디지털 대장간’도 일반인과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30여종의 장비 안전 교육 및 활용 교육을 하고,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전문가가 시제품 제작을 위한 1 대 1 컨설팅도 해준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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