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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안진, 제2의 산동회계법인 되나…대우조선 사태로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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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가담 여부에 따라 최대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

안진 쇼크에 회계법인 빅4에서 빅3로 재편되나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김민성 기자 = 안진회계법인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 관련해 감독당국과 검찰이 안진을 조사 중이다. 공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영업정지는 물론 제휴를 맺고 있는 딜로이트가 로컬 회계법인을 바꿀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안진, 분식회계 공조 의혹 사실로 드러나면 최대 영업정지

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안진 전 이사인 배모 씨를 구속했다. 배 씨는 안진의 대우조선 외부감사팀을 이끌던 현장 실무책임자다. 검찰은 안진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공모하거나,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담당 파트너인 임모 씨도 곧 소환할 예정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조 단위 숫자가 달라지는 분식을 회계법인이 어찌 모르고 넘어갈 수 있겠냐"며 "분식회계를 도모했기에 검찰에서도 구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진 측은 "법인 차원의 공모나 묵인은 결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회계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안진의 영업정지 또는 등록취소도 가능하다고 본다. 검찰이 본부장 소환 후 감사 대표까지 불똥이 튀고, 회계법인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0년 대우그룹 부실사태와 연관이 있던 산동회계법인은 1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폐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안진의 대우조선 분식 가담에 대한 감리가 속도를 내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제재절차에 착수한 뒤 증권선물위원회에 안건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증권선물위원회 관계자는 "회사 규모와 분식회계 금액에 따라 조치 수준이 달라진다"며 "과징금과 감사업무 제한 조치는 물론 최대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안진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빅4 체제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현재 1강(삼일) 2중(삼정·안진) 1약(한영) 구도가 1강 1중 2약(한영·안진) 또는, 안진이 빠지고 빅3체제로 바뀔 수 있다.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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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안진과 파트너십 유지할까

안진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딜로이트도 변수이다. 현재 빅4 회계법인은 해외 글로벌 회계법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삼일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삼정은 KPMG인터내셔널, 한영은 언스트앤영(EY)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 딜로이트가 안진과 파트너십을 끊을 수도 있다. 안진의 규모가 쪼그라든 상황에서 무작정 유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안진은 회계사 이탈과 대우조선해양으로 인한 소송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산동회계법인이 영업정지를 당했을 때 파트너십을 맺고 있던 KPMG가 관계를 끊고, 삼정회계법인으로 이동했다. 최근에는 대주회계법인과 제휴를 맺고 있던 BDO가 이현회계법인을 회원사로 지정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영업정지가 나오면 딜로이트 입장에서도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시장이 작은 편이 아니므로 다른 회계법인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진 측은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한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 감리가 아직 진행 중이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딜로이트 글로벌과의 파트너십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안진은 멤버펌으로서 글로벌과 더욱 면밀한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항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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