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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조선업과 무관한 인사, 고문 위촉…로비용 인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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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회사가 망하게 생겨서 수조 원을 지원받는 상황에서 회사가 회삿돈으로 자기들끼리 돈잔치를 한 건데요. 그것도 모자라 정치인과 국정원 직원, 그리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사진사까지 챙겼습니다. 대통령의 사진사가 조선회사의 고문이었다는 겁니다. 취재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이서준 기자, 우선 비상근임원이 67명이나 됩니다. 이렇게 많은 것도 드문 일인데, 비상근 이사가 뭐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까.

[기자]

비상근임원은 말그대로 회사로 출근해서 항상 일하는 직원과 달리 대부분 출근은 하지 않고 임원으로만 등재된 사람들입니다.

그 중 절반은 대우조선해양 퇴직 임원들입니다. 서류상으로는 퇴사를 했는데 다시 고문으로 들어와서 계속 돈을 받은 겁니다.

[앵커]

마땅히 일도 하지 않는 임원들인데, 받은 액수도 적은 액수가 아니네요.

[기자]

예, 그것도 월급만 받은 게 아닙니다.

특히 남상태 전 사장은 2012년 퇴직하자마자 '상담역'으로 2년여 동안 급여로 2억 5000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또 에쿠스 차량을 지원받았는데 운용비만 3000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대우조선해양 본사가 아닌 주변 건물을 임대해서 사무실도 받았는데, 임대료만 2억 3000만 원이 넘습니다.

남 전 사장에게만 2년여 동안 5억이 넘는 돈이 들어간겁니다.

[앵커]

정치권 인사나 심지어 군 장성, 심지어 국정원 출신까지 보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고문 자리에 앉힌 이유는 예상하는 그대로입니까?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공식적인 입장은 이들에게 자문을 받을 게 있었다는 건데요.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주고 돈을 지급해온것으로 보입니다.

정권에 잘 보이기위해서 또는 로비를 위해서 데려온 것이 아니냐는 풀이도 가능해보입니다.

[앵커]

정치권 쪽은 대부분이 이명박 전 대통령 쪽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남상태 전 사장이 한창 연임 운동을 할 때 바로 이런 사람들이 필요해서 그런거 아닐까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대부분이 이명박 정부 사람들인데요. 이 전 대통령 후보시절 특보를 지낸 함모 씨는 2008년부터 3년동안 고문 타이틀 하나 걸어놓고 1억 2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함 씨는 이명박 정부 출범 전에 대통령 인수위 측이 자신을 대우조선해양에 추천해줬다고 밝혔는데요. 정권 차원의 인사 청탁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게 사진사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사 김모 씨는 2011년부터 2년 동안 9700만 원을 급여로 받았습니다.

[앵커]

어떤 일을 했다는 겁니까? 사진사가 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조선 회사의 고문이라는 건 이해가 안 되네요.

[기자]

저도 궁금해서 사진사 김모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물어봤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김모 씨/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사 : 홍보 쪽의 자문을 했습니다. 국내에 이제 홍보를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닌가.]

이 밖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 선대본부 출신, 당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당직자 등도 있습니다. 여야를 두루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석이 됩니다.

[앵커]

퇴역 장성과 국정원 출신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방위산업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국방부 차관까지 지낸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은 3개월간 고문으로 있으면서 급여 4000만 원, 해군 장성 출신 3명은 1~2억 원의 급여와 함께 중형차를 제공받았습니다.

국정원 1급과 지부장 출신도 3명 있는데요. 이 중 2명은 1억~2억 원의 급여에 자녀 학자금으로 600여만 원을 지급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전직 간부들도 있던데요. 바로 대우조선해양의 채권단이잖아요.

[기자]

네, 전직 산업은행 부행장등 6명에게 지급된 급여는 2억 5000여만 원 정도입니다. 이 중 3명은 중형차를 지급 받았고, 1명은 2000만 원이 넘게 법인카드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들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국책은행의 지원에 관여했다면 법적인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하여간 어찌 보면 돈 벌기 참 쉽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하는군요.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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