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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메르스만큼 무서운 구조조정…힘 못쓰는 유통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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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유통업지수 전년보다 18% 하락]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유통주가 올해는 기업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올 2분기 메르스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를 노렸던 유통업계는 지갑을 닫은 소비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개별기업의 악재가 겹치며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기준 거래소업종 유통업지수는 466.86로 한 달 전보다 3.7% 하락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8.2%나 떨어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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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종목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한 달 전보다 9.5% 하락했고, 롯데쇼핑은 같은 기간 15.5%나 떨어졌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11.3%), 이마트(-.4.1%), 신세계(-2.4%) 등도 최근 한 달 간 주가흐름이 좋지 않았다.

유통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내 소비심리가 꺾여서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진 99로 석 달 만에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밑돌면 소비자들의 소비에 대한 심리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올 들어서만 지난 2월(98)에 이어 2번째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밑돌았다. 지난해에는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었던 6월만 100을 밑돌았다. 업계는 조선·해운 기업 등의 구조조정 불확실성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이미 줄었다. 올해 1분기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은 72.1%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1분기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 구조조정이 핵심 경제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며 "소비심리가 이렇게 내려가게 되면 (유통업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주가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기업별 악재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 1분기 실적부진에 롯데홈쇼핑의 영업정지 징계가 겹치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현재 8곳의 증권사가 투자의견 중립(hold)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 신세계 등은 신규로 진출한 면세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야심차게 시작한 면세사업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고, 관세청이 추가적인 면세사업자 선정에 나서기로 결정해 상승 모멘텀이 크게 약화됐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소비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경제성장률 둔화(상반기 대비) 가능성에 따라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 실업률이 10.9%로 높아진 것은 장기적으로 소비여력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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