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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조선해운 구조조정, 해외 자동차 구조조정 성공사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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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상호양보가 성패 관건...협력한 GM 폭스바겐 르노는 회생-갈등 빚은 PSA 호주 도요타는 공장폐쇄]

전경련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 관련해 미국, 유럽 등 해외 자동차기업의 노사협력 사례를 분석을 통해, 위기상황에서는 노사 상호 양보가 생존의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미국 GM - 이중임금제 도입 및 파업 자제를 통한 경영 정상화=1일 전경련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금융위기 전 시간당 임금이 미국 제조업 평균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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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직원 의료복지에 생산차량 1대당 215달러를 쓰는 반면 GM은 1635달러에 달하는 등 복지부담도 엄청났다. 결국 2007년 40조원(약 387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냈고 다음해 세계 판매량 1위를 도요타에 내줬다. 경영난이 가중되며 2009년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파산 전 시간당 평균임금은 GM이 70.51달러, 도요타가 47.6달러로, 민간 제조업 평균인 29.82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GM의 노사는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정리해고 대신 상생을 택했다. 노조는 신입사원의 임금을 기존 직원의 절반 정도인 시간당 14달러 선으로 낮추는 '이중임금제'를 확대했다.

또한 해고시 5년 평균임금의 95%를 지급하는 '잡뱅크제'의 폐지와 생계비 보조 중단을 수용했다. 더불어 향후 6년간(2009~2015) 파업을 자제할 것을 약속했다.

사측은 대신 해외 아웃소싱 유예와 경영 정상화시 해고자 우선 고용을 보장했다. 또한 미국 내 약 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그 결과 GM은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2013년말 구제 금융을 졸업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 984만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독일 폭스바겐 - 임금보전 없는 근로시간 단축 통한 대량해고 방지=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과 일본차 점유율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1993년 -8.7%로 하락했다. 1조 3000억원(약 19.4억 마르크)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자 결국 폭스바겐은 1995년까지 독일 근로자의 30%(약 3만1300명)를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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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은 사측과 협의 끝에 해고 대신 임금보전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택했다. 근로시간을 20%(주당 36시간→28.8시간) 단축하고, 임금도 3단계로 줄여나갔다.

1997년에는 바쁠 때 초과 근로시간을 저축해 일감이 없을 때 휴가를 사용하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했고, 2004년에는 3년간 임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하는 등 꾸준한 양보를 보여줬다.

사측은 10만명이 넘는 전체 근로자의 고용 보장으로 화답했다. 또한 해외공장 대신 자국 내 하노버와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증설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폭스바겐은 고용조정 없이 1년 동안 1조원(약 16억 마르크)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993년 -8.7%에서 1998년 1.7%로 개선됐다.

노사가 힘을 합친 덕분에 폭스바겐의 전 세계 판매대수는 2004년 510만대(세계 4위)에서 2015년 993만대로 늘었고, 도요타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동차 회사로 부상했다.

◇스페인 르노- 노사정 합의를 통한 공장폐쇄 위기 극복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연산 28만대(2002년)에 달하는 르노의 주요 생산기지였다. 그러나 신차 ’모두스‘의 판매부진으로 2006년 생산량이 2002년의 30% 수준으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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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부족으로 1일 3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2007년)하는 상황에도 노조는 생산량 확대를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결국 2000명 이상의 계약이 해지됐고, 바야돌리드 공장은 폐쇄위기를 맞았다.

대척점에 있던 노사는 2009년 정부의 중재로 실마리를 찾았다. 노조는 7년간(2009~2016년) 임금인상과 주말 초과수당을 양보했고, 인력 재배치에 합의했다.

또한 산별노조 대신 사업장 단위로의 단체교섭 체제 전환 역시 받아들였다. 르노 본사는 생산성 향상 조건으로 전기차 트위지, 캡처(QM3) 등 2종의 신차 생산물량을 보장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각종 세제 혜택에 더해 협력업체 부지와 직원 훈련비를 지원했다. 2012년에는 노동법 개정을 통해 해고와 임금· 근로시간 조정 절차를 간소화하며 고용 유연화를 이끌었다.

이러한 노사정의 노력과 신차 QM3의 인기로 바야돌리드 공장은 부활했다. 2013년에는 6년 만에 다시 1일 2교대로 전환했고, 2014년 연산 20만대를 돌파하며 생산량을 회복했다. 또한 올해 5월 본사가 2020년까지 스페인에 8000억원(6억 유로)에 가까운 추가투자를 약속하며 2000명을 새롭게 채용할 계획이다.

◇프랑스 PSA – 정부와 노조의 구조조정 반대로 모두 일자리를 잃어= 유럽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은 금융위기로 스페인 등이 경기침체에 빠지자 영업 적자로 전환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 체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 했으나 일자리 보호를 이유로 정부의 반대는 강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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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사르코지 정부는 경영난에 빠진 PSA에 약 4조원(약 30억 유로)을 저리로 융자하며, 자국 내 공장폐쇄 유예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같은 정부지원에도 불구하고 2012년 유럽 판매량이 2006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PSA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려 했으나, 노조와 정부는 강경하게 반대했다.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사측은 2013년 임금동결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반대하며 4달간 장기파업에 돌입했고 생산량은 급감했다. 결국 PSA는 ‘14년 오네공장의 조기폐쇄를 결정했고, 작년까지 총 1만 1200명을 감원했다.

◇호주 도요타 - 강성노조의 반대와 친노조 판결로 시장철수=구조조정 시기를 놓쳐 완성차 산업이 사라질 예정인 호주도 있다. 호주 정부는 지속적인 임금 상승과 고환율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자 2000년부터 12년간 5조원(약 44억 7000만 호주달러, 2012년말 기준)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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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도 2011년 호주도요타 노조도 ‘3년간 임금 12%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2012년 GM홀덴 노조도 ‘3년간 임금 22% 인상’을 관철시켰다.

도요타는 경영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203년 희망퇴직을 실시하려 단체협약 개정을 추진했으나, 노조의 반대와 연방법원의 근로법 위반 판결로 무산됐다.

그러던 중 정부는 세수 부족으로 보조금 축소를 발표했고, GM홀덴과 포드는 2016년, 도요타는 2017년에 공장을 폐쇄하고 호주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완성차 제조 3사 모두 철수하면 18조원(약 210억 호주달러)에 달하는 산업이 사라지고, 직간접 근로자 5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조선, 해운 등 어려운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노조가 기득권만을 유지하려 한다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 공멸할 수 있다”면서 “회사도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등 노사 간 상호 양보가 구조조정 성공을 위한 선결조건이다”고 강조했다.

오동희 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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