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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은행 지준율 인하 건의, 구조조정보다는 이익 높이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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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증권 "지준율 조정, 한은 시뇨리지와 은행권 영업이익 배분과 밀접"]

은행들의 지급준비율 인하 건의가 구조조정 문제보다는 이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급준비금은 시중은행들이 고객에게 받은 예금 등을 지불하지 못할 사태(뱅크런) 등에 대비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쌓아 놓는 돈을 말한다. 상품별로 지준율은 △요구불예금 7% △만기 저축성예금 2% △특수목적성 장기예금 0%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4일 보고서를 통해 "'양적완화' 관련 논의가 구조조정이라는 통화정책과는 다른 이슈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처럼 지준율 인하가 구조조정과 연계되는 것도 초점을 벗어난 행위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달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서 시중은행장들은 이 총재에게 지준율 인하를 건의했다. 이와 관련 하영우 은행연합회장은 "향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중은행도 부담이 없을 순 없다"며 구조조정 때문에 지준율 인하를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애널리스트의 생각은 달랐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준율의 인상·인하와 더불어 중앙은행이 본원통화의 공급을 확대·축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준율 조정이 통화공급이라기보다는 중앙은행의 시뇨리지(화폐발권차익)와 예금은행의 영업이익 배분 문제와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은은 2000년 4월 요구불예금 지준율을 7%에서 5%로 인하한 뒤 2006년 11월 다시 7%로 올렸지만 2008년 12월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총 5000억원 규모의 지준에 대한 이자를 지급했다. 당시 한은은 지준이자 지급을 통해 은행권이 총 6.3% 수준의 여신여력을 확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014년말 123조원 수준이던 요구불예금이 2015년말 155조원으로 급증해 은행들이 쌓아야 하는 요구불예금에 대한 지준금은 2조2000억원 가량 증가했다"며 "요구불예금에 대한 지준율을 2%포인트 낮출 경우 줄어드는 부담도 이와 거의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준율을 2%p 낮추더라도 은행권의 연간 수지개선효과는 400~500억원 수준으로 미미하지만 은행들의 자금운용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학렬 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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