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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조작된 간첩' 유우성씨 증거수집한 김모씨 "어버이연합에게 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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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해 중국으로 건너가 각종 증거를 수집하는 등 뒷조사를 했던 모 탈북자단체 대표 김모씨는 22일 “(관련 경비를) 어버이연합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김미화 탈북어버이연합 대표도 “500만원을 드렸다”고 인정했다. 간첩조작 사건을 둘러싼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개입’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는 지난해 7월14일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기소된 유우성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심리를 진행했다. 앞서 검찰은 유씨에 대한 간첩 혐의가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로 선고되자 외국환거래법을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이날 공판에는 김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2014년 3월 21일부터 27일까지 중국 길림성 옌지 등을 방문해 유씨와 관련된 각종 동향을 수집한 인물이다. 검찰은 유씨 공소장에 김씨의 진술조서와 김씨의 인터뷰 기사 등을 첨부했다.

당시 증인으로 나선 김씨는 흥미로운 진술을 했다. 다음은 경향신문이 입수한 당시의 법정진술서(사진)이다.

문: 증인 작년 3월에 중국 가서 녹취록이나 이런 것을 가지고 오셨다고 하셨지요.

답: 예.

문: 어버이연합을 통해서 국정원에 전달해 달라고 하였나요.

답: 예.

문: 그것이 전달이 되었나요.

답: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그러면 어버이연합은 국정원에 그렇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줄수 있는 단체인가요.

답: 그런데 저희가 지금은 아니지만 그때 당시에는 어버이연합 쪽에서 탈북자 구출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주어서 연계가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저희는 국정원이나 경찰과 내왕을 할수 있는 루트가 없었기 때문에 전달했습니다.

문: 어버이연합은 되고요.

답: 그쪽에 부탁식으로 했습니다.

문: 그래서 전달하였나요.

답: 예,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김씨는 법정에서 중국 뒷조사 경비와 관련해 ‘진상을 밝히기 위해 중국에 들어가서 자비로 돌아보고 오셨다는 이야기인가요’라는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김씨는 22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어버이연합으로부터 일부 비용을 받았다”며 “당시 우리 단체 직원 한명과 함께 중국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 중국 여행 경비로 한 300만원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수집한 자료를 어버이연합 측 누구에게 전달했냐는 질의에는 “탈북자 단체 등 여러 곳으로 했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탈북어버이연합 김미화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자신(탈북단체 간부 김씨)이 경비만 주면 밝혀오겠다고 해서 총장님(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애국하는 마음으로 북한에서 밝힐수 있다면 사비들여서라도 해야겠다고 해서 500만원을 드렸다”고 인정했다. 김 대표는 “그런데 가져온 정보는 효과가 하나도 없었다”며 “자기가 좋은 정보를 준 것처럼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자료 수집이라는 것이 사진 채증이나 그런 저급한 수준의 일인데, 그런 하급한 일을 굳이 외부사람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며 할 이유가 있냐”며 “우리와 전혀 관계없다”며 일축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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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이혜리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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