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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4·13 ‘열전지대’] ⑤ 광주 광산을… 50대 이상 “댓글 밝힌 권은희”…20~40대 “경제통 이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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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열전지대’ 10곳 ⑤ 광주 광산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광주의 민심은 싸늘함 그 자체였다. 여당에는 여전히 난공불락이지만 야권을 향한 실망감이 커질 대로 커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젊은 세대가 밀집해 있는 광산을은 광주에서도 가장 진보적이면서 동시에 정치혐오 현상도 강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어떤 야당도 안심할 순 없다’

1일 광산을에서 만난 시민들은 정치인 뺨칠 정도로 ‘정치권 뉴스’에 밝았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호남대전’ 결과가 미칠 영향을 익히 간파하고 있었다. 광산을은 주거형 신도시로 20~40대 젊은 인구가 집중돼 있다.

아침 출근길에 인사하는 후보들을 스쳐지나간 회사원 김형석씨(38)는 지지하는 후보를 묻자 즉답을 꺼렸다. 그는 “양당 모두 광주가 야권 심장이라고 부르고 선거 때만 되면 뻔질나게 왔다갔다 하는데, 언제나 그때뿐 아니냐”며 “필요할 때만 찾는 게 광주라면 어느 당도 찍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수완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만난 주부 이주연씨(42)도 “어차피 광주에서 이긴 야당이 대선도 유리해질 테니 지금이야 적당히 달래려는 거겠지만 선거 끝나면 늘 그랬듯이 다 서울로 올라가서 코빼기도 안 보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야당들이 광주를 통해 야권의 주도권을 잡고 싶어 하지만 결국 광주 시민들은 ‘이용만 당해왔다’는 배신감이 팽배한 것이다.

광산을은 현역인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와 재선을 했던 더민주 이용섭 후보 간 사실상 2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 후보가 2014년 지방선거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물러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권 후보가 당선됐다. 총선을 앞두고 이 후보는 복당하고, 권 후보는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가면서 맞붙게 됐다.

■‘밥값 하는 국회의원을 보고 싶다

광산을 유권자들은 지역경제를 살릴 대안을 마련해줄 인물에 대한 요구가 컸다. 이 지역 하남산업단지와 진곡산업단지에 삼성전자와 협력업체가 입주해 있는데, 일부 공장라인이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기 시작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택시기사 김종영씨(53)는 “산단 라인이 이전하면서 심상치 않다. 술집도 썰렁해지고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데, 국회의원들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요즘 같아선 차라리 오바마(미국 대통령)라도 수입해왔으면 좋겠다. 왜 우리나라 정치인만 이렇게 밥값을 못하는지…”라고 혀를 찼다.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택시기사 이준용씨(56)도 “다들 월급 값을 못하니. 난 이번에 국회의원 월급을 안 받겠다는 공약을 하는 사람을 찍겠다”며 웃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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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당 지지가 활발했다. 김만선씨(61·자영업)는 “더민주는 패권정치 다툼만 하다보니까 광주 발전을 위해 한 게 없다. 문재인이 그중에서도 가장 나쁘다”면서 “국정원 댓글사건도 잘 밝힌 경찰 출신인 권 후보가 더 야당 의원에 맞는 인물 같다”고 했다.

20~40대 젊은층에선 ‘그래도 더민주’를 얘기했다. 신창동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임모씨(27)는 “국민의당은 새로운 인물들을 데려온다더니 결국 기존 의원들을 후보로 내세우지 않았나. 간판만 바꿔 달았지, 어떤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경제전문가인 이 후보가 일자리 문제를 더 잘 풀 것 같다”고 했다. 초반 판세는 이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심정우 후보는 광산구교육청 지부 신설 등을 내걸고 뛰고 있다. 정의당문정은 후보는 청년의무고용 할당제 등 청년정책 공약을 부각시키고 있다.

<광주 |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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