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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조원진, 의장석 앞 항의…이석현 “퇴장당하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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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여야 설전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가 26일 나흘째 이어지면서 본회의장 내 여야 간 충돌도 격해졌다.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새누리당의 신경전이 더 커진 탓이다.

이날 열 번째 발언자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지금 SNS에서 국민이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며 “국민스토킹법, 빅브러더법, 유신부활법, 국민주권강탈법, 아빠따라하기법, 국정원하이패스법” 등의 누리꾼들 글을 읽었다. 그러자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장석 앞으로 나와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양 인용해서 발언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더민주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어떤 게 사실이 아니냐”고 물었고 조 수석과 설전이 이어졌다. 이 부의장이 “이제 좀 들어가 달라”고 했지만 조 수석이 계속 항의하자 이 부의장은 “퇴장시키기 전에 빨리 앉으라. 국회의장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수석이 굽히지 않자 이 부의장은 “꼭 퇴장시켜야 알겠느냐. 경위 불러서. 이 양반이 말이지”라고 격노했다. 그제야 조 수석은 자리로 돌아갔다.

열한 번째 발언자 정의당 서기호 의원 발언 때도 고성이 오갔다. 서 의원이 “본회의장 발언대에서 발언하는데 의원들이 의석에서 소리를 지르며 발언을 방해한다”고 하자 의석에서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이 소리를 질렀다. 두 의원 사이 논쟁도 오갔고, 이 부의장이 “옛날 박한상 의원이 삼선개헌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 연설을 할 때 당시에도 국회 좌석에서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으나 대체로 양해를 해줬다”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4·13 총선 공천배제를 사실상 통보받고 전날 밤부터 아홉 번째 발언자로 나섰던 더민주 강기정 의원은 이날 새벽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눈물의 필리버스터 발언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이후 더민주 김현·김용익·배재정·전순옥 의원이 열두 번~열다섯 번째 발언자로 나섰다.

필리버스터 장기화로 인해 국회 상임위원장이 의장단(국회의장 1명, 부의장 2명)을 대신해 본회의 사회를 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상임위원장들에게 교대조를 편성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의원들의 본회의 발언을 기록하는 속기사들은 필리버스터 돌입 후 두 조로 나눠 24시간씩 교대 근무하고 있다. 국회 의사과 직원들도 ‘정의화 의장팀’ ‘이석현 부의장팀’ ‘정갑윤 부의장팀’ 등으로 나눠 상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순봉·박홍두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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