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퇴장시키기 전에 앉아요!”…여야 본회의장 충돌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나흘째 이어가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필리버스터를 “국회를 볼모로 한 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본회의장 안에서 설전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토론자인 김경협 더민주 의원은 26일 새벽 “지금 SNS에서 국민이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며 “국민스토킹법, 빅브라더법, 유신부활법, 국민주권강탈법, 아빠따라하기법, 국정원하이패스법” 등 인터넷 댓글을 읽어갔다.

이에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의제와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지적하자 사회를 보던 이석현 더민주 국회부의장이 “테러방지법에 대해 국민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것으로 관계가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의장석 앞까지 와서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안 된다”면서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양 인용해서 발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뭐가 사실이 아닌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요청했고 조 의원은 “(테러방지법이) 아빠따라하기 법입니까? 그렇지 않다”고 항의했다.

아빠따라하기법은 네티즌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통치를 부활시키려 테러방지법을 추진한다고 주장하며 붙인 말이다.

이 부의장이 “이제 좀 들어가 달라”고 했지만 조 의원은 항의를 계속했고, 급기야 이 부의장이 “퇴장시키기 전에 빨리 앉아요! 국회의장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이에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한다”고 맞받아쳤고, 이 부의장이 “꼭 퇴장시켜야 알겠어요? 경위 불러서?”라고 경고하자 조 의원은 그제야 자리로 돌아갔다. 반면 여당 의원이 야당 의원을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김경협 의원에 앞서 발언한 강기정 더민주 의원은 “제가 꼭 한 번 더 이 자리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마무리했고 이에 정갑윤 새누리당 국회부의장이 “나와줘서 고맙다. 사랑한다”고 격려했다.

강 의원은 당에서 강 의원의 지역구에 전략공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사실상 이번 총선에서 공천배제된 상황이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필리버스터에 나선 의원들이 장시간 서 있으면서 허리에 무리가 갈 것을 우려해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신경민 더민주 의원이 토론에 나서자 연단 옆에 ‘발판’을 가져다 두도록 사무처 직원에 지시하고 “신의원, 내가 여기 발판을 갖다 놨으니 한번씩 (발을) 바꿔주면 허리에 도움이 됩니다. 장시간 하실거니까”라고 말하며 건강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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