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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지금 가뭄은 국란(國亂), 정부 대책 늦어 애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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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0월 8일(목요일)
□ 출연자 : 변희룡 부경대학교 환경대기학과 교수

대가뭄의 시작? "내년 6월 말까지 해갈기미 없다"

- 사상 최악의 가뭄, 제주도만 빼고 전국이 목말라
- 내년 장마철 후에도 해갈될지 미지수
- 2041년까지 가뭄 빈번할 수도
- 가뭄경보도 없고 대책기구도 없어
- 정부, 지금부터 장기적 대책 세워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한반도가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들녘이 쩍쩍 갈라지고 충남 서부 8개 시, 군에서는 오늘부터 제한급수까지 시작하는데요.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가뭄, 더 걱정인 건, 가뭄이 앞으로 꽤 오랫동안 지속될 거라는 겁니다. 가을 가뭄, 언제까지 지속되고, 또 앞으로 어떤 대책을 세워야할지, 전문가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부경대학교 환경대기학과 변희룡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변희룡 부경대학교 환경대기학과 교수(이하 변희룡):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지금 가뭄이 어느 정도이죠?

◆ 변희룡: 한 마디로 말씀드려서 강수량 관측을 개시한 이래 이 계절에 이렇게 심한 것은 처음입니다. 지금 제주도만 정상이고 다른 지역은 거의 다, 남해안 일부를 빼고는 거의 다 평균보다 물이 모자란 상태고요. 지금 물이 가장 모자라는 곳은 충청남도 쪽이고, 물이 평균보다 모자라는 곳, 가뭄강도라고 하는데요. 가뭄강도가 강한 곳은 춘천과 강화입니다. 조금 까다로운데요. 이것을 구별하지 않고는 가뭄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잘 구별이 안 되는 경우가 있죠.

◇ 신율: 네, 그러면 가뭄이 언제까지 계속될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 변희룡: 일단 내년 6월말 까지는 해갈 될 기미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 신율: 내년 6월 말이요?

◆ 변희룡: 네, 그리고 내년 6월 말 들어서서 장마철 강수량은 예측이 불가능하니까, 그 다음에도 가뭄이 지속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이지, 해갈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지금 심각한 상황입니다.

◇ 신율: 그럼 지금 이렇게 가뭄이 극심한 이유가 뭡니까?

◆ 변희룡: 가장 아픈 질문인데요. 엘니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아직은 확정적이지 않습니다. 학계에서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논문으로 발표된 것도 아니니까요.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자면 죄송하게도 ‘모른다’ 입니다. 왜 이렇게 장기적으로 비가 계속 안 오는지, 단지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가지고 주기를 가지고 분석할 뿐인데요. 이 주기가 왜 생기는지를 20년 연구했는데, 섣불리 말씀드리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모른다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신율: 네, 모르는 것일 수 있죠. 그런데 예전에 언제 이렇게 극심한 가뭄이 있었어요?

◆ 변희룡: 우리나라는 200년의 강수량 기록이 있거든요. 세계에 아주 자랑할 만한 기록인데, 이걸 보면 1901년에 전설적인 가뭄이 있었습니다. 엄청 심했어요. 그때는 우리나라만 가뭄인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는 약 2천 만 명이 가뭄 때문에 죽었다고 나오고 있고요. 인도, 러시아, 아프리카, 전 지구적인 가뭄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 38년 주기로 계속 가뭄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 지금 가뭄이 제일 강합니다.

◇ 신율: 그런데 앞서 교수님께서 6월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 예상은 어디에 근거해서 나온 것이죠?

◆ 변희룡: 일단 우리나라 물 살림 기준이 장마철에 물을 많이 받아서 그걸로 1년 물 살림을 살아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미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 지나갔고요. 지금부터 6월 말까지는 비가와도 조금밖에 안 옵니다. 기온이 낮은 공기 속에는 물이 없어요. 있는 물 다 짜내도 얼마 안 됩니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으니까 비가 한 번 오면 많이 오는데요. 그래서 6월 말까지 큰 비 올 가능성이 전혀 없고, 딱 하나 예외가 있다면 11월에 태풍이 온 적이 100년 간 한 번 있었습니다. 그런 태풍이라도 하나 오면 해갈을 기대할 수 있는데, 말씀드렸다시피 1% 정도의 기대일 것이고, 그 외에는 6월 말까지 해갈될 기미가 전혀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 신율: 그러면 이건 뭐 대책을 세우기도 힘들겠네요?

◆ 변희룡: 네, 방침을 세워야 하는데, 미국도 지금 이런 가뭄에 시달리고 있거든요.

◇ 신율: 아, 이게 세계적인 겁니까?

◆ 변희룡: 중국도 가뭄에 시달리는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쪽은 정보를 막아놨습니다. 미국도 그렇고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실시간 강수량 추적 시스템이 우리에게 없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중국이 자료를 막아버렸기 때문에 못보고 있는데,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엘니뇨라고 보기에는 아직 조금 성급하고요. 조금 더 봐야 하는 건데요. 시간이 없으니까 대책을 말씀드리자면, 지금 우리가 이런 심한 가뭄인데도 정부에서 가뭄 경보도 발표 안 하고, 대책 기구도 수립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데 참 답답합니다. 전 국민이 지금부터 물 절약을 하면 그래도 내년 봄에 조금 건질 것인데, 꼭 내년 봄에 가서 물이 없어서 단수 되고, 마실 물 없다, 그때 가서 대책을 세운다고 해봐야 이미 강에는 물이 없고, 저수지에는 물이 다 말라버리는데 무슨 대책을 세우겠습니까? 지금부터 해야 하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지금부터 물 절약 운동이라든지 이런 걸 벌여야 내년 봄에 먹을 물이라도 있고, 목욕이라도 좀 할 수 있다, 이 말씀이시네요?

◆ 변희룡: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런데 그런 말을 지난봄부터 수십 번 했습니다만, 정부는 아직도 가뭄 경보도 발표 안 하고, 어느 부서가 가뭄에 대비하는 부서인지도 제가 지금 모르잖아요. 제가 이쪽을 많이 공부하고 있는 데도요. 대책이라는 것은 장기적인 대책이라면 가능하면 댐, 저수지, 보, 많이 만들어야 하고, 그 다음에 지금 당장의 대책은 있는 물 아껴 써야 하는 수밖에 없고요. 그 다음에는 물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인공강수를 한다든지, 안개 속에서 물을 뽑는다든지, 해수 담수화를 한다든지, 이런 등등을 추진해나가야 하는데, 지금까지 100년 동안 우리는 큰 가뭄을 겪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일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애타게 자꾸 떠들어야 하는 거죠. 지금까지 우리는 참 행운적인 시대에 살아왔는데, 지금 아주 국가적인 큰 재난이 닥쳤다고 봅니다. 참 답답하죠.

◇ 신율: 네, 교수님 같은 전문가의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정부나 국민이나 위기가 닥쳐야 큰일 났다고 하는 식이거든요. 그러니까 세월호 같이 큰 문제가 터져도 그 당시에는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호들갑을 떨다가, 나중에 그거 좀 지나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아요.

◆ 변희룡: 네, 그렇습니다. 특히 가뭄은 지금까지는 6년 마다 한 번씩 생기니까 그때만 지나가면 됐어요. 그때만 잠깐 그러다가 비 오면 잊어버리고 지나갔는데, 지금부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내년 6월까지는 확실하고, 그 다음에도 해갈 된다는 보장이 없고, 2041년까지 가뭄은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거의 매년 가뭄이 온다고 봐야 하고, 국가에서 상시 대책을 세워서 대비기구를 세워야 하는데요.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신율: 2041년까지 매년 가뭄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어떤 근거 때문에 그런 겁니까?

◆ 변희룡: 38년 주기는 지금 올해보다 내년에 더 심한 것으로 정확하게 나옵니다. 1901년부터 38년 주기로 세 번, 이번이 네 번째 왔고요. 그리고 이 주기와 같이 있는 게 124년 주기가 있는데요. 이 124년 주기는 한 번 발생하면 20년 내지 29년 동안 가뭄이 빈발하는데요. 그 주기의 중심이 2025년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20년 간 가뭄이 빈발할 것으로 봐서, 2012~2015년에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요. 2041년까지 간다는 것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로 만든 RCP 8.5라는 게 있습니다. 그걸로 계산을 해보니까 2041년에 우리나라에 큰 가뭄이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RCP 8.5에서 예측된 강수량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그거라도 계산해봐야 하니까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 강수량이 제법 맞았으니까, 거기까지는 위험하다, 그 이후에는 별로 큰 가뭄이 없는 것으로 나오거든요. 더군다나 124년 주기가 넘어갔으니까, 그래서 그 다음은 안심해도 될 것 같은데, 그때까지는 우리 같은 사람의 말을 정부에서 수용해주시고, 총리실이나 청와대에서 한 말씀 하셔서 기구를 세우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국란(國亂)을 당하고 있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가뭄이 국가를 망하게 했습니다. 중국 역사를 보면 가뭄 때문에 망한 나라가 많거든요. 다른 재해는 그때 지나가고 말지만, 가뭄은 한 번 들면 장기이기 때문에요. 상상을 해봅시다. 지금 서울에 단수가 되어서 아파트 화장실을 못 쓴다고 할 때,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은 엄청 클 겁니다. 그런데 그쪽으로 생각을 안 하시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 신율: 우리 정부가 정권을 초월해서 주특기가 뭐냐면 뒷북치기입니다. 이런 거 뒷북치면 안 될 텐데요. 특히 124년 주기론에 따르면 올해의 가뭄은 대가뭄의 시작이라는 것 아닙니까? 정신 차려야 할 텐데요. 걱정이네요. 앞으로도 저희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변희룡: 네, 많이 보도해주시고, 정부만 믿지 말고 국민들이 다 나서야 합니다.

◇ 신율: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알아서 살아야겠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변희룡: 네,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국립 부경대학교 환경대기학과 변희룡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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