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5 (화)

제2 에볼라·메르스 계속 나온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에볼라, 메르스 같은 변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혈액 한 방울로 진단하는 기기와 여러 가지 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 개발이 관건입니다."

세계적인 바이러스 학자이자 감염병 바이러스 분석업체 '메타바이오타'의 나단 울프 대표(45)는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 확산 예방 대안을 제시했다. 스탠퍼드대 인체생물학 초빙교수이기도 한 울프 대표는 감염병을 연구하기 위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8년 동안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감염병 데이터를 분석해 대응방안을 제안하는 벤처기업 메타바이오타를 설립했다. 메타바이오타는 민간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미국 정부 및 유수 기업들과 감염병 전파 방지에 협조하고 있다.

그는 8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참석 차 방한했다.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와 같은 변종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할 것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울프 대표는 닭과 소, 돼지 등 식용가축의 폭발적인 증가를 감염병 확산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은 식용으로 사육하는 닭이 현재 600억마리에 이릅니다. 가축의 수가 인구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런 가축들은 야생 동물로부터 바이러스를 옮겨와 다시 인간에게 전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죠."

그는 이어 상상 못 할 변종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과 대응 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독감(인플루엔자) 같은 경우는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결합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낳으면서 변종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종을 일으키고 진화하는 바이러스들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입니다." 울프 대표는 감염병 확산을 막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긴밀한 협조 체계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양한 감염병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금까지의 백신은 특정 바이러스 하나에만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돼 있는데 이 정도로는 일일이 감염병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해 감염병이 예상치도 못하게 확산되는 일이 없도록 대응해야죠."

그는 또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진단기기 개발도 중요한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혈액 샘플로 동시에 다양한 바이러스를 포착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이 개발된다면 감염병 확산 대응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울프 대표가 기술의 진보를 강조한 이유는 최근 에볼라바이러스, 국내 메르스 등 감염병이 확산되는 수준이 기존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반 세기 동안 지구촌이 단일 공동체화되면서 엄청난 교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단일 공동체화가 아프리카에 발생한 바이러스가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으로 옮겨올 수 있을 정도로 감염병 확산의 위험을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까지 올려놨습니다."

[김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