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긍심·불법 사이 충돌 탓
윗선 등이 ‘진실’ 장애물로
지난해 3월22일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국정원 대북파트 권모 과장(52)이 자살을 기도했다. 권 과장은 유우성씨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하는 위조문서를 입수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주선양 총영사관에서 부총영사로 근무하던 그는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이번에 숨진 임모 과장과 권 과장 모두 외부에 신분을 감추고 활동했던 요원들이다. 이들의 자살기도는 음지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다는 자존심이 불법을 추궁하는 사회적 시선과 충돌한 결과로 분석된다. 직업 특성상 그만두고 나가면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검찰 수사나 내부 감찰 시 상실감이 크다는 점도 자살을 택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그릇된 선택을 강요한 ‘윗선’을 밝히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국정원 전신인 안전기획부 ‘미림팀’ 팀장이던 공운영씨(68) 역시 2005년 7월26일 검찰 수사 도중 자살을 기도했다. 미림팀은 안기부가 운영하던 비밀 도청팀으로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이 폭로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도 1998년 3월21일 검찰 특별조사실 내 화장실에서 흉기로 할복자살을 시도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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