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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모내기·채소파종도 못했어요"…중부지방 가뭄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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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랭지 무·배추 발아율 저조…가격 파동 우려

가뭄, 지역별로 큰 차이…주요 강에는 녹조 발생

연합뉴스

"가뭄 극복하자"…군 장병 지원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0일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재배단지인 안반데기에서 육군 36보병사단 대관령부대 장병들이 농민과 함께 물을 주며 가뭄 극복을 돕고 있다. 2015.6.10 yoo21@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yoo21/


(전국종합=연합뉴스) "비가 안 와서 개천에 물이 다 말랐어요. 물이 없어 모내기를 못한 집이 동네에 10여 가구에 이른다니까요."

경북 예천군 하리면 주민 조정미(45·여)씨는 가뭄 피해 실태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조씨는 "마늘을 심어놨는데 종이 안 나서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 마늘과 양파는 완전히 흉작이다"고 걱정했다.

올해는 4월까지 어느 정도 비가 내렸지만 5월부터 6월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조씨처럼 많은 농민이 애를 먹고 있다.

전국으로 볼 때 전남, 경남, 제주 등 남부지방은 가뭄에 따른 피해가 아직 거의 없다.

그러나 충남,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은 강수량이 적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경북은 남부지역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으나 북부 일부 지역은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전북도 가뭄 장기화에 따른 피해가 나타나고 있으며 가장 심각한 곳은 강원도다.

강원도내 논 가운데 0.5%인 163㏊는 가뭄으로 모내기를 못한 상태다.

모내기를 한 논 가운데 385㏊가량은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 모가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밭작물은 가뭄 피해가 더 심각하다.

일부 고랭지 채소 농가는 아예 정식(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에 내어다 제대로 심는 일)과 파종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밭 면적 3만2천509㏊ 중 33%인 1만584㏊에서 파종을 못했다.

무엇보다 고랭지 무·배추 7천200㏊ 가운데 33%인 2천357㏊밖에 파종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단지인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등은 8∼9월 출하 시기에 맞춰 배추 모종을 밭에 심어야 하지만 물이 없어 농민이 애를 태우고 있다.

직파 재배하는 고랭지 무는 파종을 했더라도 땅이 메말라 발아율이 저조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내 고랭지 배추와 무 생산량은 전국 98%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가뭄 피해가 지속하면 오는 8월 심각한 배추 가격 파동까지 우려된다.

인천 강화지역도 강우량이 평년의 60%에 그쳐 모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지역도 저수율이 50%대에 머물면서 밭작물 파종이 제때 이뤄지지 않거나 작물 생육이 부진한 상황이다.

충북도는 수확기가 코앞으로 닥친 단양 6쪽 마늘의 경우 가뭄으로 최소한 20%가량 수확 감소가 불가피하고 충주 사과도 발육 상태가 더딜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가뭄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각 지방자치단체는 임시물막이를 설치해 양수기를 동원하고 저수지를 파내는 등 농업용수 확보에 힘쓰고 있다.

심지어 일부 산간 지역에는 먹을 물도 부족하다. 경북 울진과 봉화 9개 마을에는 지하수나 계곡물이 말라 운반급수를 하거나 제한급수를 하는 실정이다.

충북 소방본부도 소방인력 6천902명과 장비 420대를 활용해 급수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자체마다 계곡물이 마른 지역에는 대체 암반관정을 개발하고 비상급수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가뭄이 아직 지방상수도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계곡물 등에 의존하는 소규모 급수시설은 물이 부족한 형편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비가 내리지 않는 상태에서 고온현상까지 겹치다가 보니 주요 강에서는 녹조도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다.

전남 나주 인근 영산강과 지류 합류지점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녹조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달 8일부터는 대구 달성보 인근을 비롯해 낙동강 대구·경북지역 3곳에도 녹조가 나타났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 녹조 '출현알림'을 발령했다.

출현알림은 녹조 발생을 알리는 경보 3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보 건설로 강물을 가둬둔 이래 4년 연속해서 녹조가 나타났다"며 "녹조는 맹독성 물질인 남조류를 포함하고 있어 식수원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현 김호천 공병설 손현규 강진욱 이정훈 전승현 김진방 김인유 손대성)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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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모종에 직접 물 주는 이동필 장관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일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재배단지인 안반데기를 찾아 가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농민, 지원나온 군부대 관계자 등과 배추 모종에 물을 주고 있다. 2015.6.10 yoo21@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yo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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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모종에 물 주는 이동필 장관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일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재배단지인 안반데기를 찾아 가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배추 모종에 물을 주고 있다. 2015.6.10 yoo21@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yo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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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 생긴 녹조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0일 오전 대구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 도동나루터에 녹조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달성보 인근, 고령교∼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우곡교 등 3곳에 녹조가 생겼다고 밝혔다. 2015.6.10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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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가 사라질까" (대구=연합뉴스) 지난 8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나루터에서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모터보트로 강을 휘젓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낙동강 지천 일대에 녹조현상이 발생했다고 9일 밝혔다. 2015.6.9 <<대구환경운동연합>>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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