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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레이더P] 황교안 보는 새정치, 겉으론 칼 갈지만 속으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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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벼르는 野
무리한 의혹찾기·문제제기 역풍 우려
장관 재임시 ‘업무'에 집중할 듯
‘성과' 내기 어려워 청문위원 고사도


새정치민주연합이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22일 열린 당내 최고위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대통령의 눈높이에 맞춘 인사가 또 되풀이됐다"며 "황 내정자의 각종 의혹에 대해 도덕성에서부터 철학, 정책능력 등을 청와대와 대통령의 눈높이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강성으로 통하는 재선의 우원식 의원을 인사청문특위 간사로 선임하고 위원 구성에 나섰다.

야당이 이처럼 황 내정자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고 벼르며 선전포고를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큰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분석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는 황 내정자가 2013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뒤 이미 청문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는 이유다.

이틀에 걸쳐 이뤄지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정책보다는 탈세, 위장전입, 본인과 자녀의 병역 문제 등 신상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의원들의 공격도 당연히 이에 집중된다.

하지만 황 내정자의 경우 당시 퇴임 후 로펌에서 재직하면서 16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사실과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것 등이 불거졌지만 결국 청문회를 통과했다.

설훈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2013년 당시 청문회와 관련해 "도저히 될 수 없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장관들이 탈락되고 나니까 한꺼번에 다 날리기는 힘들다고 해서 행운으로 통과했다"며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황 내정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은 이상 같은 이유로 총리 후보직에서 낙마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야당에서 황 내정자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의혹을 제기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당내 대표적 저격수로 이완구 전 총리 청문회 당시 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진성준 의원은 "황 내정자의 경우 청문회를 한 번 치른 상태라 신상 관련해서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미 밝혀진 도덕적 하자가 많은 만큼 이를 부각시키고 장관 재임시절의 문제점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황 후보자에게 결정적 타격을 입힐 만한 '한 방'이 되기는 어렵다는데 야당의 고민이 있다. 황 후보자가 '공안 정국'을 주도했다고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원인은 구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인데 이를 문제삼을 경우 자칫 종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이밖에 성완종 리스트, 청와대 비선실세 수사에 대한 문제점이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 논란도 그를 후보직에서 끌어내릴 수 있는 공격이 되긴 어렵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인사청문특위 위원직을 맡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의원들도 있다는 후문이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직은 이틀간 이뤄지는 청문회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이슈의 중심에 설 수 있어 의원들에게는 보통 인기가 많았지만, 이번엔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위원직 제의가 왔지만 다른 의원에게 연락해보라고 하고 고사했다"며 "꼭 나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닌 이상 맡기가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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