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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새 총리에 황교안] 公安검사 출신 '미스터 국보법'… 黃 "나라 기본 바로잡는데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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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총리 후보자는]

검사시절 김현희·임수경 조사… 盧정부때 인사 불이익

법무장관으로 헌정 사상 첫 위헌정당 해산 이끌어내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 없지만 장관 재직하며 신임 얻어

경기高 학생회장 지내… 색소폰에 빠져 음반 내기도

40년 친구 이종걸 "전화 왔기에 신나게 두들기겠다 해"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30년간 검찰에서 일한 공안통 검사 출신이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었지만 장관에 재직하면서 신임을 다졌다는 평가다.

황 후보자는 21일 인선 발표 뒤 법무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시기에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무총리로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작은 힘이나마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경제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이루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리 준비해 온 발표문을 1분 남짓 읽은 뒤 질문은 받지 않았다.

황 후보자는 경기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1987년부터 7년간 대검과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로 칼(KAL)기 폭파범 김현희씨를 조사했고, '임수경(현 의원) 밀입북 사건'과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사법연수원 교수 때인 1998년 '국가보안법 해설'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때문에 '미스터 국보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때 안기부·국정원 도청 사건인 '안기부 X파일' 사건을 지휘하면서 전직 국정원장인 임동원·신건씨를 구속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장 승진에선 두 차례 누락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에 '늦깎이' 검사장이 됐다. 창원지검장, 대구고검장을 거쳐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사복을 벗었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3년 박근혜 정부 첫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대학 선배인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검찰 선배인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동시에 추천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황 후보자는 2년 3개월간 장관에 재임하면서도 보수적 성향을 보였다. '국정원 댓글' 사건 때는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과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2013년 8월 말 검찰이 이석기 옛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에 착수하자 '위헌정당 TF'를 만들도록 지시해 헌정(憲政) 사상 처음으로 위헌정당 해산을 이끌어냈다. 그는 사석에서 "통진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창당할 때부터 관련 자료를 모아왔다"고 했다.

조선일보

황 후보자는 세월호 사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최근의 성완종 리스트 의혹까지 정국을 뒤흔든 대형 수사가 있을 때마다 국회에서 야당의 공격을 받아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 과정에서)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했다. 황 후보자가 총리로 취임한다면 이례적인 '50대 총리'가 된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인사에서 나이에 따른 서열을 중시해 왔지만 이를 깰 정도로 황 후보자를 신임한다고 볼 수 있다.

황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시절 야간 신학대에 편입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하다. 1996년 작고한 모친 이름을 딴 '전칠례 장학금'을 만들어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20년 가까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왔다고 한다. 학생회장을 지냈던 경기고 시절엔 가수 서유석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고, 2003년부터는 색소폰에 빠져 음반을 내기도 했다.

황 후보자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는 경기고 동기(72회)로 같은 반 친구였고, 1976년 1년 동안은 성균관대를 함께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이날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바타라고 하는 분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국민과 야당을 무시한 것"이라며 "황 후보자가 전화를 걸어왔기에 '신나게 두들길 거다. 야당 원내대표로 공사를 구별해 엄정하게 검증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고, 청문회에서도 강력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TV조선 화면 캡처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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