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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황교안 총리 지명]진보당 해산 ‘미스터 보안법’… DJ정부 검찰 인사 ‘환란’ 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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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은 누구

▲ “강정구 사건으로 눈밖

인사 불이익 당해” 주장


▲ MB·박근혜 정부서 ‘날개’

채동욱 총장 찍어내기 주도


▲ 경기고 동기인 노회찬

‘삼성X파일’ 때 기소도


경향신문

논란의 ‘교회 강연’ 황교안 국무총리 지명자가 부산고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1년 5월11일 부산 호산나교회에서 한 특별 강연 동영상 화면. 황 지명자는 이 강연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자신을 포함한 공안부 검사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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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 지명자(58·사법연수원 13기)는 대표적인 공안검사 출신으로 보수적 색채가 짙을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 다잡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인물로 통한다.

국가보안법 해설서와 집회·시위법 해설서 등을 집필한 황 지명자는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대검찰청 공안3과장과 1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을 거쳤다. 2005년 공안수사의 요직인 서울지검 2차장검사를 맡아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한 구속수사 방침을 밝히자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불구속을 지시했고,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황 지명자는 그러나 이듬해와 2007년 잇따라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그는 2011년 교회 강연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공안부 검사들에 의해 대우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구속까지 된 분이어서, 공안부에 오래 있던 사람들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았다”면서 “그분이 볼 때 제가 사건 하나를 잘못 처리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를 가리켜 “이런 분이 대통령 딱 되고 나니까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던 검사들이 전부 좌천됐다”면서 “나는 사법연수원 교수여서 직접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아 하나님께 환란으로부터 도피를 감사드렸다”고도 했다.

황 지명자는 그러나 보수정권 들어 ‘날개’를 달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늦깎이로 검사장에 승진했다. 2011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태평양에 몸담았다가 2년 뒤인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으로 화려하게 공직에 복귀했다. 법무법인 시절 16개월 만에 16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점이 청문회에서 논란이 됐지만 무사 통과했다.

장관 취임 후 곧바로 박근혜 정부의 ‘1등공신’ 반열에 올라섰다. 그는 2013년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이 국정원 댓글사건에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려 하자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채 총장의 혼외자 의혹 보도가 나오자 법무부 감찰팀을 동원해 감찰에 착수하면서 결과적으로 ‘채동욱 찍어내기’의 결정타 역할을 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월 국정원 댓글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법정 구속했다.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을 해산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정부 대리인으로 진두지휘한 것도 그였다. 그는 통합진보당을 ‘암적 존재’라고 불렀다.

올해 들어서는 박 대통령이 내세운 ‘비리 척결’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지난달 여권 실세 8인의 금품수수 의혹인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터지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2차례 사면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다소 이례적 사면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는 것으로 안다”며 “(사면 과정에서) 수사 단초가 발견된다면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야당을 겨냥한 수사 지휘로 받아들여지면서 ‘물타기’란 야권 반발을 샀다. 이후엔 “특별한 근거가 있어서 언급한 건 아니다”라며 물러서기도 했다.

삼성, 노회찬 전 의원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서울지검 2차장 시절 국가정보원 도청에서 비롯된 ‘삼성X파일 사건’ 특별수사팀의 지휘를 맡아 이건희 삼성 회장은 서면조사만 하고 불기소 처분한 반면 해당 내용을 폭로한 노회찬 당시 의원은 기소했다. 황 지명자와 노 전 의원은 경기고 동창생이다. 이 사건으로 노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노 전 의원이 노동운동을 하던 시절 검찰에 잡혀와 조사를 받고 있을 때 옆방에 근무하던 황 지명자가 찾아와 잠시 수갑을 풀어주면서 담배를 건넸다는 일화도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교회 장로이며, 취미로는 테니스를 즐긴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사 업무가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크리스찬이기 때문에 마인드컨트롤이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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